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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Aug 12. 2020

유재석, 송은이, 김숙

조세호, 박나래, 장도연, 김민경

# '강한 자가 오래가는 게 아냐, 오래가는 자가 강한 자란 말야'

박진영 노래 중에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살아있네'라는 곡입니다. 특히 이 노래의 가사를 좋아합니다. 물론 가수 박진영이 아직도 건재하다는 자신감과 '자뻑'이 내용의 99%입니다만 딱 한 구절,  '강한 자가 오래가는 게 아냐, 오래가는 자가 강한 자란 말야'라는 구절은 중년의 아저씨인 저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끝까지 살아남는 게 강함을 증명하는 길이다, 그리고 나는 아직 살아남아 있고 계속 활동하고 있으며, 계속 갈 거라는, 도전장 및 선언문 같은 말입니다.


영화 '짝패'에서 필호(이범수)가 한 대사도 똑같습니다. '강한 놈이 오래가는 게 아니라  오래가는 놈이 강한 거더라'는 문장. 이 영화의 액션씬보다도 오히려 이 대사가 머릿속에 더 오래 남아 있습니다. 그렇죠, 강함을 증명하는 것은 오래가고 가능한 길게 버티는 것입니다. 끝까지 살아남는 것, 그 자리를 지키는 것, 가능한 오래가는 것, 그게 강한 것입니다.


# 유재석, 송은이, 김숙, 조세호, 박나래, 장도연 그리고 김민경

 요즘 한참 잘 나가는 방송인들입니다(뭐, 동의를 안 하셔도 하는 수 없는, 철저히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개그맨/코미디언, 즉 희극인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있고요. 그런데 제가 찾은 가장 큰 공통점은 오래 버텨서 살아남은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현재 위치와 인기에 이르기까지, 최소 10년 이상은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이를 악물고 버텨 결국 그 자리까지 갔다는 것이지요.(유재석 님 데뷔 초창기 활동할 때 모습을 기억하는 저로서는, 오늘날 그의 모습이 매칭이 잘 안 됩니다. 송은이, 김숙 님도 이 부분은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박나래 님, 장도연 님, 김민경 님을 화면으로나마 얼굴을 본 게 1~2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전에는 누군지도 몰랐습니다). TV 없이 산 세월이 워낙 오래되기도 했고 개그 프로는 그보다 더 오래전부터 안 봤으니까요. 그래서, 한 번 찾아봤습니다. 이들이 언제 데뷔했는지요. 그런데 가장 데뷔가 늦은 사람이 김민경 님, 2008년이네요. 올해로 데뷔 13년 차입니다.


[1990년대 데뷔]
유재석 : 1991년 KBS 제1회 대학 개그제   (30년)
송은이 : 1993년 KBS 10기 공채 코미디언 (28년)
김   숙 : 1995년 KBS 12기 공채 개그맨    (26년)


[2000년대 데뷔]
조세호 : 2001년 SBS   6기 공채 개그맨     (20년)
박나래 : 2006년 KBS 21기 공채 개그우먼 (15년)
장도연 :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     (14년)
김민경 : 2008년 KBS 23기 공채 개그우먼  (13년)


# 모르긴 몰라도, 웃기라면 본인의 자존심은 다 버리고 온 몸과 마음을 불살라 망가져 가며 웃겼을 것이고요, 연기하라면 어떻게든 공부해서 어색하나마 연기했을 것이고, 먹으라면 계속 먹었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직업 정신에 충실한 하루하루를 보냈을 겁니다. 만족과 기쁨의 순간보다는 좌절과 자괴감, 그리고 불안함에 빠져 보내는 날들이 더 많았을 겁니다. 그럼에도 하루하루 버틴 것이지요.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겠지만, 일을 통해 자신의 자리를 매 순간순간 버티면서, 무대와 방송에 서는 것으로 자존심을 지켜갔을 것입니다. 오죽하면, 유재석 님이 '놀면 뭐하니?'에서 후배 개그맨들이 찾아오자 이렇게 위로를 합니다. 한마디로, 버티느라 수고했다는 것이지요.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버티는 것조차도 쉽지 않으니까요.




# 박진영의 '살아있네'에서 인사이트를 주는 가사가 또 있습니다. 연차에 따른 별칭이랄까요? 저의 직장생활 연차에 비유해보면 가수와 스타의 중간 지점에 있네요. 계속 버티고 살아남으면 '스타'도 되고, '레전드'도 될 수 있겠지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살아남아 현재 자리에 이른 위의 일곱 분은 물론이고, 현재 각자의 자리에서 버티며 하루하루 열심히, 일을 통해 정체성을 찾고 자존심을 세워 가며 살고 있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우리 모두, 전설이 되어 보자고요!!!

  

10년은 돼야 가수라고 하지
20년은 돼야 스타라고 하지
30년이 되면 레전드라 부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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