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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읽다

[책을읽다] 수학의 쓸모-닉 폴슨 , 제임스 스콧 벨

쓸모 있는 책입니다

by 생각창고

# 투자의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좋은 책

최근에 가장 hot한 비즈니스 분야는 아마도 AI 일 것입니다. 그 기반에 강력한 Computing Power를 기반으로 한 Data Science가 있고요. 이 책은 이 두 분야 가운데 Data Science에 초점을 맞춰서 최대한 친절하고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책이 '실행'하게 하는 책인데요, 그 관점에서 보면 이 책은 정말 쓸모 있고 좋은 책입니다. 최근에 고민하고 있던 부분, '어디에 투자할까?'라는 질문에 대해 일정 부분 답을 주었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었기 때문입니다. 네, 앞으로 Data Science 관련 기업에 집중 투자하려고 합니다.


조금 더 얘기하면, 4차 산업 혁명이라는 커다란 산업 트렌드의 흐름 아래 다양한 산업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반도체, AI, 자율주행 등이 그 예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복잡하고 다양해 보이는 산업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최상위 카테고리가 Data Science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결국 Data가 핵심이더군요. Data를 발생시키고 모으고 저장 및 정리하고 거기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끄집어내는. 그러다 보니 Computer Engineering/Science, 그리고 수학/통계학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만, 이 책은 Data Science의 중요성과 유용성 및 현재 대표적인 응용 사례를 설명하면서 거기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수학/통계학 이론 및 방법론을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아무래도 읽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현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커다란 흐름 및 기본 원리 정도는 파악할 수 있습니다, 조금의 인내심만 있다면 말이지요. 그리고 제대로 된 투자를 하기 원한다면 이 인내심은 필수입니다.





똑똑한 기계는 똑똑한 사람이 필요하다

오늘날 우리가 똑똑한 기계에 의존하는 듯 보일지 모르나, 실제로는 똑똑한 기계들이 우리에게 더 의존한다.

스스로 가정을 제안하고 검사하고 증명할 수 있는 알고리즘은 아직 발명되지 않았다. 오늘날 알고리즘은 지시받은 내용만 수행할 뿐이다.

이런 알고리즘들은 자신들이 내릴 의사결정의 중요성이나 애초에 자신들이 제작된 사업적 맥락을 인식하지 못했다. 나쁜 가정을 세운 사람들이 프로그래밍한 대로만 했을 뿐이다.

영리한 AI가 존재한다고 해서 결코 가정이 덜 중요한 건 아니다. 오히려 가정이 더욱 중요하다. 잘못된 가정이 단 하나만 들어가도 기계는 잘못된 결정을 거듭 되풀이하고, 그 결과가 수백만 배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아무리 똑똑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이라고 하더라도 아직까지는 사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알고리즘을 직접 만들 줄 아는 알고리즘, 스스로 가정을 제안하고 검증 및 증명할 수 있는 알고리즘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똑똑한 사람들이 더욱 많이 필요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모델과 알고리즘, 로직에는 기본적으로 가정, 그것도 정교하고 올바른 가정이 필요한데 이 올바른 가정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현재까지 나온 알고리즘에는 없는 것입니다. 현존하는 알고리즘에는 가치 판단 능력이 없습니다. 다만 입력받은 대로 최적의 해답을 찾는데 최적화되어있는, 일종의 계산기일 뿐입니다. 그러니 알고리즘이 잘못된 결과를 내놓고 더 심한 경우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알고리즘 탓을 하면 안 됩니다. 기본이 되는 가정을 설계하고 구현한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테크닉이 핵심이 아니고 똑똑한 사람이 핵심이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알고리즘,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싶어도 그것을 만드는 사람이 똑똑하지 않으면 엉뚱하고 심지어는 사악한 결과가 나오기도 합니다.(수많은 디스토피아를 그린 SF영화들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결국 사람이 답입니다. 물론 알고리즘이 발전하면 스스로 가정도 세우고 검증하고 개선이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최초에 세워진 그 가정 및 로직이 잘못되어 있다면 이후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는 쉽지 않습니다.




"수학 기호 하나에 3,000명의 독자가 떨어져 나가고 그리스 문자 하나에 5,000명의 독자가 떨어져 나갑니다"


# 수학 얘기는 가능한 하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글이 아주 앙꼬 없는 찐빵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수학 기호와 그리스 문자만으로도 책의 독자가 저렇게 떨어져 나간다고 하는데, 하물며 서평에야 말해 뭐하겠습니까.


다만, 수학 및 통계학은 자연 및 사회 현상을 이해하고 표현하는데 필수적인 학문이자 tool입니다. 즉, 자연/사회 현상을 이해하는 기본 언어입니다. 이런 수학과 통계학이 무슨 외계어 및 마케팅의 장애물 취급을 받는 현실은 좀 씁쓸하기는 합니다만, 현실이 그런 걸 어쩌겠습니까, 더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방법을 찾아야겠지요, 끊임없이.


하지만 수학과 통계학, 더 나아가 물리학 등 자연과학 이론과 방법론에 익숙한 사람이 앞으로 경쟁력을 더 갖추게 될 것은 자명해 보입니다. 그리고 그보다 앞서, 건전하고 올바른 가정을 세울 줄 알고 이를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사람들이 빛을 더욱 발하게 될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초중고생 교육 과정에 코딩 교육을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그래서 코딩 학원들이 많이 생겼고 부모님들이 많이 보내더군요) 올바르고 유용한 가정을 세울 수 있는, 논리력을 배양할 수 있는 교육 과정에 더 지원을 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물론, 정부 당국의 입장도 이해는 갑니다. 수학/통계학 등에 기반한 논리 교육은 효과 및 성과가 당장 눈에 보이지 않지만 코딩 교육을 하면 코딩한 결과는 남아 눈에 보이기 때문 아닐까요? 아직까지 fast-follower 전략에 기반한 교육 정책이 주류라니, 좀 답답하기는 합니다. 왜 생각하는 사람들을 양성하기보다 테크니션들만 자꾸 양성하려고 하는지,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답답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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