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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창고 Nov 28. 2020

'심심풀이 통계'를 쓰는 이유

집짓기에 필요한 벽돌을 제공하는 심정으로

   심심풀이 통계를, 그것도 부동산에만 한정해서 7회 글을 올렸습니다. 여기서 '숫자만 잔뜩 나열하고 단순하게 그래프만 읽어줘서 뭐 하자는 거지?'라는 의문을 가질 분들이 있을 것 같아(뭐, 저만의 생각이라면 하는 수 없습니다만...) 나름 변명을 해보고자 합니다.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들 사이에 농담 삼아 오가는 얘기가 하나 있습니다 : '벽돌을 쌓아 놓는다고 집이 되는 것은 아니다'. 즉, 데이터를 gathering 해서 fact를 나열하는 것 자체는 아무 의미가 없고, 도움이 될만한 무언가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들은 일종의 강박관념이 있습니다. 무언가 의미를 찾고 인사이트를 제공해야 한다는. 사실, 이게 맞습니다.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데이터를 얻었으면 분석해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놓는 것이 상식적인 과정이겠지요. 그런데, 이 부분에 일종의 반기(?)를 들고 싶었습니다.


   요즘은 정보, 데이터가 넘쳐납니다. 온라인상에 양질의 데이터가 많이 공개되어 있고 이것을 가지고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분들도 많습니다. 문제는, 남들이 해주는 해석이 너무 많다 보니, 데이터를 찬찬히 들여다 보고 '내'가 고민하는 시간과 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부동산을 예로 들면, 결국 투자든 매수든 action을 취하는 것은 '나'인데, 수많은 데이터, 정보와 전문가들의 분석에 압도되어 가장 중요한 결단과 실행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정보가 너무 많아서, 그것도 양질의 정보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선택하고 실행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역설적인 상황이라고나 할까요.(정보와 데이터가 많아지다 보니 안 되는 이유를 찾기가 더욱 쉬워졌습니다) 이런 현상의 근본에는 시대를 초월하는 결정장애와 두려움이 있습니다만, 또 하나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는 데이터와 정보를 보고 스스로 생각하는데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게 된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심풀이 통계' 시리즈를 시작한 이유는 첫째, 말 그대로 '심심해서'입니다. 최근에 시간이 좀 많거든요^^ 둘째, 데이터를 보고, 관심 있는 분들은 '생각'을 해봤으면 해서입니다. 데이터와 정보가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도구이지 생각만 많게 해주는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데이터를 소개하면서 저의 개인적인 의견, 분석 결과, 전망 등은 가능한 담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저 말고도 대신 읽어주고 탁월한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분들은 이미 많아서 저 같은 아마추어까지 숟가락 얹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도 했고요. 말 그대로 raw data를 보고, 읽는 분들이 직접 생각하는 시간을 다만 몇 분이라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 심심풀이 통계를 올리게 된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데이터를 보고, 생각하고, action 한다라는 단순한 프로세스의 첫 단계, '데이터를 본다' 정도로 활용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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