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생각창고 Aug 22. 2015

과학적 관리법 - 프레드릭 테일러

'과학적'으로 '관리'받는 월급쟁이 이신가요?

과학적 관리법(scientific management)은 고용주와 노동자 모두가 ‘최대 번영’을 이루는 데 기본 목적을 둔다.


이 책의 첫 머리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솔직히 첫 문장부터 충격이었습니다. 노사 상생 및 공동의 최대 번영을 모색하겠다는 것이 과학적 관리법의 기본 철학이라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피고용인들을 관리의 대상이요 최대한 생산성을 높여서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도구로만 접근하지는 않겠다는 일종의 선언문이기 때문인데요, 저자는 실제로 이 철학을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 말 그대로 고군분투합니다.


이 책은 오해의 소지가 많은  책입니다. 노동자를 과학적으로 관리해서 생산성을 높여 결국 '착취'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당연히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 이 책을 여러 번 읽다 보면 탁월한 관리자였던 테일러의 노사 상생 및 공동 번영을 위한 피나는 노력의 결과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저자만큼 요즘에도 피고용인들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그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경영진 및 관리자들이 있는지 심각한 의문이 드는 요즘의 상황입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이 책 및 저자의 사상에 대한 비판을 논하는 것은 이 글에서는 지양하려고 합니다. 고전을 비판하기 이전에 이 고전의 근본 철학이 지금 이 시대에도 유효하게 실천되고 있는 지를 점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프레드릭 테일러(1856~1915)

노동자들에게 가능한 한 임금을 적게 지급하면서 노동을 최대한 많이 시키려 했던 고용주들은 한층 관대한 정책을 펼침으로써 더 많은 이익을 얻어야 한다. 그리고 노동자들도 고용주들이 공정하게 많은 수익을 걷는 것을 못마땅해하고 노동으로 얻은 성과가 모두 자신들의 공이며 고용주들이나 사업에 투자된 자본은 노동의 성과에 거의 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여기는 태도를 조금씩 바꾸게 되기를 기대한다.


저자는 자본가와 노동자 모두의 사고의 전환을 요구합니다. 각자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를 하는데요, 얼마나 험난한 가시밭길을 걸었을지는 안 봐도 비디오입니다.


이처럼 관리자와 노동자들간의 가깝고 친밀하고 개인적인 협력은 현대의 과학적 관리법 혹은 직무 관리법(task management)의 핵심을 이룬다.


우리나라 관리자들이 정말 근로자들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 직원들과 이야기 나누고 협업을 위해 노력하고 그럴까요?정말 상생을 위해서 할까요?말 그대로 관리'만'하기 위해서 그러는 것은 아닐까요?중간 관리자들의 관리에 대한 기본 철학이 상당히 궁금합니다. 생산성 향상 및 상생인가요 아니면 관리 그 자체인가요?


모든 작업현장에서 노동자들이 불필요한 동작을 없애고, 느리고 비효율적인 동작을 빠른 동작으로 대체하면 시간이 엄청나게 절약된다. 또한 이는 생산성 증가로 이어진다.


이 문장을 읽고 개인적으로 사무실에서 한 번 스스로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효율화하기 위해서 나름 노력해본 적이 있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불필요한 행동으로 인해 낭비되는 시간이 상당히 많고 이는 생산성의 저하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너무 조직 친화적인 생각이라고요?

이러한 생산성 저하는 결국 스스로에게 독이 될  뿐입니다. 스스로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스스로 밖에는 할 수 없습니다.


피터 드러커의 이야기처럼 기업 조직의 수명이 근로자의 근로 수명보다 '많이' 짧아진 요즘, 어디서든 역량을 발휘해서 성과를 내고 살아 남으려면 생산성을 높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모든 노동자의 모든 동작에는 과학이 깔려 있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서다.


지식 근로자들의 업무 및 근무 동작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을 해서 이를 적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거의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최근에 들은, 앉은 자세가 허리에 안 좋으니 유럽 일부 회사들이 높이 조절 가능한 책상을 도입해서, 서서 일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 거의 처음이자 마지막 인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런 부분에 돈을 쓰려는 자본가들 및 경영자들이 거의 없는 이유가 근로자들이 대체가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기본 인식이 있기 때문 아닐까요? 아니면 비용으로'만' 인식하기 때문 아닐까요?


일류 노동자가 삽질 한 번에 10킬로그램을 나를 때 하루에 가장 많은 일을 했다.


고용주나 근로자나 이 10킬로그램짜리 삽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고용주는 생산성 향상 및 이윤 극대화를 위해, 근로자는 스스로의 값어치를 높이기 위해서요. 지식 노동자들에게 10킬로그램 삽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요? 각종 오피스 프로그램도 될 수 있을 것 같고 조금 더 넓게 보면 업무에 최적화된 사고체계도 이에 해당될 수 있지 않을까요?


적정한 하루 작업량을 정하는 문제는 흥정하거나 옥신각신할 문제가 아니라 과학적 분석의 문제다.


이것은 육체 노동자들 뿐 아니라 지근로자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도대체, 적절한 하루 근무 시간은 몇 시간인 걸까요? 법정 근로시간? 팀장이 정한 시간? 본인이 정한 시간?정말 모르겠습니다;;


관리가 노사 상생의 도구로 얼마든지 사용될 수 있으며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해주었기에

이 책은 '내 맘대로 고전'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심심풀이 통계(15) - 주택 유형별 숫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