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가 기약 없이 덮는 책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책을 완독, 즉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행각하고 독서를 했었습니다.
그러나 보니 읽기 위해서 읽는 경우가 종종 생겼고
그게 싫어서, 보다 즐거운 책 읽기를 위해
읽다가 재미없는 책은 덮고 다음을 기약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이게 다음을 기약하는 책이 점점 많아지다 보니 이것도 한 번은 짚고 넘어 가야겠다는 생각이 얼마 전부터 들더군요.
오늘의 관찰일기는 읽다가 만 책들입니다.
- '설국', 가와바타 야스나리
: 섬세한 남녀 사이의 감정 묘사가 최고라는 평을 받는 책인데 이상하게 진도를 못 나가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일본 노벨상 수상작가들의 작품이 잘 안 읽히네요.(오에 겐자부로의 소설들도 진도를 못 나가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언제 조용한 곳에 혼자 가서 꼼꼼히 음미하여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을 따라 가면서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 '내 이름은 빨강', 오르한 파묵
: '장미의 이름'에 필적할 만큼 재미있다고 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차라리 '장미의 이름'을 다시 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음이 안 열립니다;;
- '총, 균, 쇠', 제러드 다이아몬드
: 2/3 정도 읽다가 이상하게 지루해서
덮었습니다.
네, 거의 버티면서 읽다가 덮었는데요,
좋은 책이라는데 이상하게 feel이 안 오네요;;
- '물질 문명과 자본주의', 페르낭 브로델
: 정말 다 읽고 싶은데 분량의 부담 때문에 읽다가 중단했습니다.
(전 6권 중에 2권 읽고 멈춰 서 있습니다)
브로델이 본인의 지식을 거의 쏟아내는 수준으로 쓴 책인데 그의 지적 수준에 질린 것도 있습니다.
- '로마제국 쇠망사', 에드워드 기번
: 1권 읽고 진도를 더 못 나가고 있습니다.
(책 디자인과 칼라가 마음에 들어서 민음사판으로 전 6권 다 샀는데요, 상당히 재미있고 좋은 책 입니다만 역시 분량에 밀리네요)
- '서양미술사', E. H. 곰브리치
- '서양철학사', 버트란드 러셀
: 좋은 책들인데 역시, 분량이 만만치 않네요.
- '매니지먼트', 피터 드러커
: 이전에 읽은 책인 '프로페셔널의 조건'은 말 그대로 진도를 쭉쭉 나갔는데 이 책은 괜찮은 책이고 배운 것도 많은데 이상하게 진도를 못 나가네요;;
- '논리철학 논고', 비트겐슈타인
: 머리말이 너무 좋았고 이어지는 본문 내용도 유익했는데 머리말의 감흥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진도를 끝까지는 못 나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