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이라는 이름의 불완전함

by 이영미

‘완벽’이란, 흠 하나 없는 구슬처럼 결함 없이 완전한 상태를 말한다고 한다.

정의만 보면 어쩐지 차가운 느낌이다. 손댈 틈조차 없고, 틀어질 여지도 없이 단단한 상태.

그런데 우리는 왜 그렇게까지 완벽해지고 싶어 할까?

조금 더 괜찮아 보이는 나, 정돈된 공간, 흐트러짐 없는 하루.

어디선가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말을 들으면 고개를 끄덕이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여전히 ‘완벽해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자꾸 올라온다.

남들이 뭐라 하지 않아도, 나 스스로 그런 나를 바라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나는 정리정돈을 좋아하는 편이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가끔은 집착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삶 전체를 통제할 수는 없지만, 내가 손댈 수 있는 작은 부분만큼은 완벽하게 유지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어쩌면 무언가라도 내가 온전히 컨트롤하고 있다는 심리적 안정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매일 아침, 책상 위 펜들을 같은 방향으로 정렬하고 싱크대 서랍 속 그릇들을 크기별로 정리하며,

옷장 서랍 속 양말을 색깔별로 나눈다. 때로는 내가 이토록 ‘정리된 사람’처럼 보이길 바라는 조금은 유치한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모든 것이 제자리에 놓인 공간에 앉아 있으면, 복잡한 세상 속에서도 잠시나마 ‘나만큼은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혹시 여러분도 그런 경험이 있지 않은가?

청소가 끝난 방을 바라보며, ‘이제야 진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겠다’ 싶은 순간.

그 작은 정돈 하나가 마음속 질서까지 만들어주는 듯한 기분.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만든 완벽은 금세 사라진다.

며칠도 가지 않는다. 아니, 때로는 하루조차도 유지되지 않는다.

그럴 때면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영원한 건 절대 없어.”

어느 노래 가사에서 들은 말인데, 그런 순간엔 이상하게도 그 말이 위로가 된다.

그렇게 반복되는 흐트러짐 속에서 나는 문득 생각하게 됐다.

우리는 왜 완벽을 그토록 만들고 싶어 하면서도, 결국은 지키지 못해 스스로를 탓하게 되는 걸까?

어쩌면 우리는 완벽을 하나의 결과로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하지만 삶은 언제나 흐르고 변화한다.

감정도, 상황도, 생각도 매일 다르다.

완벽이란, 그런 변화 위에 억지로 덮어씌우려는 투명한 유리 덮개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언젠가는 깨질 수밖에 없다.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완벽하지 않아서 힘든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모습과 흐트러짐을 인정하지 못할 때, 우리는 더 괴로워진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스스로를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서로의 다양함을 이해하고, 내 불완전함마저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다면,

우리는 이미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완벽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그건 흐트러진 공간에서도 다시 마음을 일으키는 태도 속에 있다.

그리고 때로는,

“괜찮아. 오늘은 조금 어질러졌어도, 내일은 다시 정리하면 되니까.”

라고 말할 수 있는 작은 여유가, 가장 완전한 나를 만들어주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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