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에서도 나는 걷는다

by 이영미

이 길을 걷는 너에게

안개 낀 새벽길을

나는 오늘도 걷는다

조용히, 그러나 물러서지 않고

이슬 밟는 소리조차

나를 응원하는 듯

차분히, 나직이 따라온다

누군가에겐 낯설고 두려운 길

하지만 나는 안다

이 길이 나를 데려갈 곳을

그 끝에는 내가 기다리는 내가 있을 것을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며

나는 스스로를 알아간다

조금 느려도, 조금 외로워도

괜찮다고, 괜찮다고

나 자신에게 말을 건넨다

내가 지금 가는 이 길이

누군가의 길이 아니라

바로 나의 길이라는 사실이

오늘 아침 안개보다 더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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