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만들기 프로젝트
자폐 스펙트럼인 내 아이에게 빛과 소리는 매우 어려운 감각 자극이다.
어디를 가나 전등의 모양 빛의 세기 빛의 색깔을 유심히 관찰하고 시끄러운 곳에서는 소리가 너무 힘들어서 귀를 막거나 그 장소를 도망치기도 했다.
표현력이 떨어지는 아이일 때는 오락실에 들어가지도 못했고
어두운 미술 전시관에서는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무서워서 도망을 가버려서 여행지에서 굳이 예매한 아트홀 전시티켓을 들어가지 못하고 버리기도 했었다.
소리와 빛이 어려운 자극임은 확실하지만
그러한 자극에 계속 피해 다닐 수만은 없어서 차근차근 조금씩 노출을 해주게 되었다.
영화관은 집에서부터 연습했는데 커튼을 모두 닫고 영화 한 편을 정한 뒤
티브이만 켜고 불은 다 끄고 영화관에서와 같이 말하지 않고 영화를 끝까지 보는 것을 연습했다.
보상으로 과자나 팝콘을 주었다.
그러고 나서는 실제로 영화를 보러 갔는데
좌석을 예매할 때는 언제든지 나갈 수 있는 맨 뒷자리 사이드 쪽으로
그리고 영화를 볼 때 너무 힘들어하면 조용히 밖에 나갔다 다시 들어오기도 하고
옆에 앉은 사람이 없을 때는 핸드폰을 계속 들여다본 적도 있었다.
영화관에서는 언제나 팝콘과 콜라가 보상으로 주어진다.
영화관에 앉아 있을 수 있는 강화물이 팝콘인 셈이다.
또 처음영화를 볼 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사람이 많지 않은 영화관을 골라 그곳에서 익숙해지도록 연습한 뒤 사람이 많은 곳으로 바꾸어갔다.
용산에 있는 롯데시네마가 사람이 없는 편이어서 초기 영화관적응기 때는 그곳을 자주 가다가 2022년부터는 용산아이파크몰 CGV와 강남 CGV를 자주가게 되었다.
그렇게 1년에 2번 정도 방학 때나 주말을 이용해서
가족 셋이서 영화를 보러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 CGV에서 관람한 영화들은~~
2022년 알라딘
2023년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인어공주, 엘리멘탈, 더마블스,
2024년 와일드로봇. 모아나 2, 인사이드아웃
2025년 드래곤 길들이기, 주토피아 2
영화관이 어둡고 빛 자극이 센 편이어서 처음에는 별로 좋아하는 것 같지 않았지만
반복해서 함께 관람할수록 조용히 정숙하는 태도도 좋아지고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에도 제법 익숙해졌다.
아바타 물의 길이 개봉했을 때 아이는 시간의 길이에 깜짝 놀라며
시간이 너무 길어서 보고 싶지 않겠다고 했고 그때는 신랑과 둘이 다녀왔다.
그런데 이제 아바타 불의 재가 개봉한 것을 보고 아이를 꼬시기 시작했는데
아이가 VR을 좋아해서 4DX로 관람하자고 말해주었다.
아이는 처음에는 너무 길어서 힘들 것 같고 걱정하는 모습이 보여서 잘 해낼 수 있을지 나도 속으로는 염려가 되긴 했다.
3시간이 넘는 시간을 아이가 잘 볼 수 있을지 어쩌면 또 하나의 시험대에 오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우리 부부는 언제나 아이에게 새로운 경험과 도전을 조금씩 시도해 본다.
좌석은 혹시나 아이가 나갈 수 있으니 맨 뒷자리 사이드 자리로 예매했고
아이의 보상에 해당하는 팝콘과 콜라도 손에 가득 들여주었다.
4DX는 처음이었는데 아이는 놀이기구를 타는 것처럼 재미있어하고
누구보다도 정숙하며 문화생활을 함께 하는데 이젠 꽤 익숙한 아이가 되어 있었다.
알라딘을 처음 볼 때만 해도 자막을 읽는 게 어려웠는지 중간에 나가고 싶다고도 하고 핸드폰도 조금씩 하며 그 자리를 버텨주는 것만으로도 대견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아바타를 잘 관람하는 모습을 보니 아이가 사회에 잘 적응해 가는 것 같아서 기특했다.
아이에게 아바타 내용 중에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을 물어봤는데 마지막에 여자 아바타 아이 낳는 장면이라고 해서 신랑이랑 내가 빵 터졌다. ^^
그래~ 그 장면이 너무 리얼하긴 하더라 ㅎㅎㅎ
다만 너무 조용할 때 팝콘을 먹는 경향이 있었어서 다음에는 조용할 때는 몰입해야 하는 순간이라서 그때는 팝콘을 먹지 않는 에티켓을 좀 더 가르쳐 줘야 할 것 같다.
영화가 끝나고 난 뒤 스스로 자화자찬하는 모습도 귀여웠는데~
' 긴 영화도 잘 보네~ 발전된 점이네. 아바타 4DX도 잘 보내~'하며 매우 뿌듯해하기도 하고
할머니 집에 가서 다른 고모들과 할머니도 예매해서 보러 가라고 하는 모습을 보니
스스로 걱정되었지만 잘 해낸 것이 아이에게도 큰 성취감을 준 것 같다.
세상에 많은 것들을 받아들이는데 더 시간이 걸리고 천천히 가야 하지만
어제보다 오늘 성장함에 늘 감사한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