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눗방울과 아이들은 닮았다.
비눗방울이 대롱 끝에 매달려 몸집을 키운다.
진부한 색을 띄우다 어느새 영롱한 빛깔을 자랑하더니
이윽고 둥지 떠난 새끼 새 마냥 하늘을 난다.
뭐 그리 세찬 바람이라고
여기저길 허우적이다
때론 지들끼리 부딪치거나 한 몸이 되기도 하다
가끔은 벽에 처박히고 원치 않던 곳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깨질까 부서질까 아무리 섬섬옥수 부드러이 만져보아도
원래 존재하긴 했을까, 손 안에서 바스러지지만
그럼에도
너와 나 사이의 빈자리를 채우고야 만다.
눈으로 좇고, 날리 없는 향을 맡게 한다.
그리고 아득해 보이는 어느 때를 떠올리게 한다.
비눗방울은 아이들을 쏙 빼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