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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았다곰 Aug 29. 2022

비눗방울과 아이들

비눗방울과 아이들은 닮았다.


비눗방울이 대롱 끝에 매달려 몸집을 키운다.

진부한 색을 띄우다 어느새 영롱한 빛깔을 자랑하더니

이윽고 둥지 떠난 새끼 새 마냥 하늘을 난다.

뭐 그리 세찬 바람이라고

여기저길 허우적이다

때론 지들끼리 부딪치거나 한 몸이 되기도 하다

가끔은 벽에 처박히고 원치 않던 곳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깨질까 부서질까 아무리 섬섬옥수 부드러이 만져보아도

원래 존재하긴 했을까, 손 안에서 바스러지지만


그럼에도

너와 나 사이의 빈자리를 채우고야 만다.

눈으로 좇고, 날리 없는 향을 맡게 한다.

그리고 아득해 보이는 어느 때를 떠올리게 한다.


비눗방울은 아이들을 쏙 빼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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