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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 입고 샤랄라~

시폰 스커트 (Chiffon skirt)

by 아이스블루



차르르 가벼운 치마를 올여름에도 참 잘 입고 다녔다.

집 앞마트를 갈 때나 식사모임 갈 때도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시폰 스커트를

즐겨 입는 이유는 부담 없는 가벼움 때문이다.

옷이 무거우면 전체적인 핏이 쳐져 보이고 행동도 불편해진다.

최소한의 옷만을 갖겠다는 내가 여름치마 하나를 선택한다면 단연 시폰스커트다.


조물조물 물세탁해서 널면 금세 마르고 잘 구겨지지도 않아서

더운 날 입는 치마 소재로 시폰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여름치마라고는 했지만 레깅스를 겹쳐 입으면 날씨가 쌀쌀해지는 초가을까지도

예쁘게 입을 수 있는 다재다능한 재주꾼과도 같다.




이토록 여성스럽고 캐주얼하며
우아한 분위기를
무엇이 따라올 수 있을까?



출처- unsplash



시폰(Chiffon)


프랑스어의 'Chiffe'의 극히 부드럽고 섬세한 견직물을 말한다. 얇고 부드러운 촉감을 하고 있으며

드럽게 떨어지는 여름 소재로 블라우스와 원피스, 스카프 등에 많이 사용된다.

시폰의 경우 구김성이 생기지 않고, 가볍고 유연하여 여성스러움을 연출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지만

그만큼 재질이 약하기 때문에 세탁 시 손세탁, 단독세탁, 그늘건조 등의 주의가 필요하다.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패션 영상에서 주워들은 코디팁 하나가 기억났다.

외출복 고를 때는 면적이 넓은 하의먼저 선택하는 것이 옷을 맞춰 입기에

편하다고 해서 하의부터 살펴보았다.

오늘 저녁 가족 식사모임 나갈 때는 시폰 롱스커트를 입기로 정했다.

그 순간! 옷장의 다른 하의와 원피스의 모든 데이터는 삭제가 되고

머릿속에 띵~ 하고 몇 가지 셔츠들이 떠오를 뿐이다.(난 블라우스가 없다)

이제 가방, 신발과의 코디를 그려보고 나면 어렵지 않게 셔츠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어머! 진짜 더 쉽잖아~


상의든 하의든 한 가지를 먼저 정하면 뒤따르는 아이템 고르기가 수월한 것은

어느 쪽이든 마찬가지겠지만, 내 경우는 하의가 더 많아서인지 하의를 먼저

정하고 나니 옷 고르기가 더 빠른 것 같았다.

이렇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tip들은 긁어모아놔야 나 같은 패션무식자의

삶이 윤택해진다.


내가 가지고 있는 시폰 스커트는 롱스커트와 원피스로 두 개~

둘 다 꽃 패턴이 들어가 있어서 함께 입는 단조롭기 짝이 없는 티셔츠나 재킷과

적당한 균형을 이룰 수 있다.

어둠 속에서 아무거나 꺼내 입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개성 없고 심심한

내 “흑백옷장”에서 악센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나에게 옷이란 ‘생존 아이템’ 일뿐이라지만 가끔은 칠렐레 팔렐레 한 모습에

어울릴법한 재미있는 옷을 고르고 싶을 때도 있다.

어쩌다 생기는 가족모임에 입고 나가면 언제나 점잖은 옷차림의 언니는

도대체 이런 치마를 어디서 사 입는 거냐고 나의 심오한 패션센스를 놀리기도 한다.

평소보다 튀는 옷차림할 때 듣게 되는 반응이 그리 싫지 않은 것은

재미없는 "나"라는 사람도 때로는 과감하게 옷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서다.


자신 없는 다리를 가려서 체형커버를 해주는 고마운 롱스커트.

꽃패턴과 부드러운 소재의 산뜻한 느낌을 주는 치마여서 무채색의 윗옷과 코디해도

무거워 보이지 않아 좋다.

게다가 물세탁이 자유로워서 오염걱정은 내려놓고 편안하게 입을 수 있어서 더 좋다.

10년 이상을 입어왔고 이미 나와 함께 늙어간다고 해도 좋을 이 치마를,

좀처럼 옷에 싫증을 내지 않는 나이기에 큰 구멍(?)만 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마르고 닳도록

입게 될 것 같다.


어찌 보면 나머지 옷들과 동떨어져 보일 수 있는 이 꽃무늬 가득한 시폰 스커트는

앞으로도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내 무표정한 옷장을 다채로운 분위기로

환기시켜 주는 역할을 잘 해낼 것이다.

몇 안 되는 옷으로 돌려 입기를 하는, 그날이 그날 같아 보이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가끔은 비타민 같은 치마 하나로

지루함을 날려버릴 수도 있다.

drawing by 아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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