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여름이면 생각나는 젤리슈즈

샌들(sandal)

by 아이스블루



외출할 때마다 뭘 입어야 하나~고민하는 것이 싫고 그렇다고 스티브 잡스처럼

한 가지 옷만 입을 자신은 없어서 비 오는 날에도 충분히 안전하고(?)

핏이 무너지지 않을 수 있는 것들로 조합한 몇 가지 옷들이 있다.

나는 이 코디를 '장마패션'이라고 정해 놓았다.


예전처럼 장마기간이 비교적 일정하고 예측 가능한 것이 아니라 화창하다가도

언제 집중호우가 내릴지 모르는 가늠하기 어려운 날씨로 변화하고 있으므로

항상 드레시한 코디를 하는 것은 왠지 망설여진다.

평소 이지룩을 선호하기 때문에 편안한 캐주얼로 입고 다니는 게 대부분이지만

캐주얼이라도 만약 대책 없이 비에 젖는다면 옷도 마음도 편하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비가 자주 오는 시즌에는 언제든 비를 만나도 당황하지 않을 옷차림을

하고 다니게 되었다.

보통의 여름옷 소재가 통기성이 좋고 물에 잘 마르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 써서

입을 필요는 없겠지만, 장마철에 최적화된 옷 몇 가지만 코디해서 공식화시키면

꿉꿉한 날씨에도 별 고민 없이 신속하게 옷을 골라 입을 수 있다.

비에 젖어도 털어버리면 해결되는 소재의 옷차림 몇 가지가 떠오른다.


편안한 트레이닝 바지와 티셔츠의 조합 애스레저룩(Athleisure look, 스포츠웨어와

일상복의 경계를 허문 가벼운 스포츠웨어를 이르는 말로, 일상생활과 레저를 동시에 즐기면서도

스타일까지 연출할 수 있는 의상을 가리킨다) 사각사각 느낌도 시원한 폴리에스테르 원피스와

가벼운 카디건, 신축성 있는 팬츠와 시원한 리넨 셔츠 그리고 말랑말랑 젤리슈즈까지.....

장마패션에서 나에게는 신발이 은근히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

‘신발은 패션의 완성’이라는 말도 있고 발이 편해야 하루가 편하듯이 신발은 무시할 수 없는 존재이다.

특히 굽이 높거나, 예쁘니까 용서가 되는 딱딱한 구두는 발이 아파서 신지 못하기 때문에

신발이 항상 고민이었다.




출처- unsplash



샌들(sandal)


발바닥을 보호하며, 발등 부분이 거의 노출되어 있어서 끈이나 폭이 넓은 밴드로 여미도록 만든 신발.

굽이 평평한 것도 있고 하이힐타입 등 다양하게 있다. 재료는 천이나 가죽, 고무 등이 주로 쓰이며,

사용 목적에 따라 이브닝 샌들, 비치 샌들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어원은 그리스어의

산달리온(sandalion)에서 왔다고 한다.

[참조-네이버 지식백과, 패션전문자료사전]




나에게 말랑말랑한 젤리슈즈를
이길 여름신발은 아직 없어~




발이 아프면 운동화만 신고 다니면 되지 않겠느냐고 하겠지만, 때에 따라서는 격식을 갖추는

옷을 입어야 할 일도 생긴다.

최소한의 패션 아이템만 으로도 때와 장소에 맞는 옷차림하는 것은 일종의 내 추구미 중의

하나인데 T.P.O 에 맞게 의상을 차려입는 것도 매력적인 옷 입기의 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쩐지 현명하고 사려 깊은 사람의 향기가 난다.

그렇다면 난 여름구두를 신어야 할 때 뭘 신어야 하나?

스트립슈즈? 샌들? 뮬? no, no!!

정말 예쁜 신발들이지만 작고 연약한 내 발이 이겨낼 수 없는 것들이다.

슬프게도 내가 편안하게 두발을 딛고 걸어 다닐 수 있는 여름구두는 ‘젤리슈즈’가 유일하다.

차려입고 나갈 때 가끔은 낮은 굽의 펌프스를 신기도 하지만 처음 1~2시간을 제외하면

집에 올 때까지는 아픈 발로 다니게 된다.

겉만 멀쩡할 뿐 집에 오면 뒤꿈치 까짐에 물집까지...

발은 밴드로 도배가 되고 몇 주 동안은 펌프스를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결국 내 발의 안전지대인 젤리슈즈를 다시 꺼내게 된다.


그런데 걱정거리가 생겼다.

저렴한 가격 덕분에 밝은 색과 검은색 두 개를 같은 디자인으로 갖춰놓고

옷색깔에 따라 맞춰서 잘 신고 다니던 젤리슈즈가 밝은 색은 고무가 끊어져서 버렸고,

검은색도 오래되어 뒷굽이 닳아 교체시기가 돼 가는 것이다.

문제는 내 발모양에도 잘 맞고 편안한 디자인인 이 제품이 더 이상 출시되지 않아서

앞으로는 구매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런 디자인이 인기가 없는지 리뉴얼된 제품들을 보면 전부 넓적하고 중성적인 디자인뿐이다.

발볼이 좁은 나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이런 변이 있나......

귀찮게 다른 브랜드로 다시 찾아야 한다.


제일 번거로운 일은 기껏 생존 아이템으로 정해놓은 것을 다시 골라야 하는 일이다.

그만큼 시간과 노력이 또 필요해진다.

이런 디자인의 신발이 정말 필요해요~ 계속 만들어 주세요!!

남편이 마음에 드는 트렌치코트를 몇 년째 못 찾고 있을 때 원했던 '개인 브랜드 론칭'이

이제 내게도 절실해졌다.

올해까지는 아쉬운 대로 신고 다닐 수 있으니 당분간은 걱정 없지만

내년 여름이 오기 전에 새로운 젤리슈즈를 장만해야만 할 것 같다.


비가 자주 오는 날에는 비를 각오하고 옷을 입으면 옷이 상할 걱정을

내려놓을 수 있어서 좋다.

갑자기 소나기를 만나도 여전히 스타일리시해서 걸음걸이도 당당한 신발이 있으면 좋겠다.

좀 젖더라도 닦아내면 그만이고 무더위에는 발이 시원한 신발.

언뜻 보면 구두 같아 보이지만 여전히 나를 편하게 해 주는

예쁘고 말랑말랑한 신발.

나에게 최적화된 새로운 여름구두를 어서 찾을 수 있길 바란다.

여름한철 내 발을 책임지는 젤리슈즈의 역할은 세월이 갈수록 점점 더 커지고 있다.

drawing by 아이스 블루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