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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똑같지 않으니까

화이트 셔츠 (white shirt)

by 아이스블루



희고 깨끗한 칼라가 돋보이는 화이트 셔츠를 언젠가는 꼭 구비해 놓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면티셔츠 편>에서도 밝혔듯이 웃옷을 티셔츠로 통일시켰기 때문에 봄, 가을에는 이너웨어로,

여름에는 아우터로도 입는다면 하나의 옷을 두 가지로 활용할 수 있어서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막상 매장에 나가서 입어보면 주변의 반응이 그다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입어보기만

할 뿐, 사지도 못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남들 취향에 맞추어 옷을 고르는 것은 아니겠지만 내가 보는 모습도, 남이 봐주는 모습도

별로라는 의견일치를 보았다면 좋은 코디일리가 없으니 굳이 입을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심 차게 셔츠쇼핑을 시도해 보았으나 모두 실패하는 걸 보면, 아무래도 나에게는 세련된 셔츠가

어울리지 않는 모양이다.

왠지 내가 왜소해 보이고 빳빳한 질감과 따로 노는 느낌은 어쩔 수가 없다.

시크하고 멋진 화이트 셔츠 을 이대로 포기해야 할까?




셔츠 (shirt)

역사적으로 보면 속옷 또는 중의로서의 셔츠는 중세의 가는 소매를 갖는 튜니카(tunica) 등이 초기의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시대와 함께 겉옷이 여러 가지의 형태 변화와 장식을 더함에 따라서 중의는 네크라인이나 소맷부리 등 보이는 부분에 장식이 달리며 겉옷을 돋보이게 하기 위하여 중요한 요소를 가진 것으로 되었다.

중세 이래 옷감은 흰색의 마나 견을 사용했고 장식에는 레이스, 자수, 리본, 프릴 등이 붙여졌다.

15세기에 남자 겉옷의 길이가 짧아졌고 소맷부리가 줄어들어 셔츠도 짧아졌으며 소맷부리가 가늘어졌다.

남성복이 현대의 모양으로 가까워진 18세기에는 네크라인이나 소맷부리의 장식은 화려하고 아름다워졌으며,

칼라 장식으로 따로 만든 것을 다는 경우도 있었다.

과장된 장식이 없어지고 간소하면서 청결한 네크라인으로 된 것은 19세기 초기였으며, 풀 먹임의 칼라나 단추 여밈은 19세기 중반쯤에 나타났다. 현재의 와이셔츠 모양으로 조절된 것은 20세기 초기이다.

여자의 셔츠웨이스트(블라우스)는 19세기에 여성복이 남성복에 가까워졌고 스리피스, 슈트 등이 착용됨에 따라

출현되었다.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패션전문자료사전]





출처- unsplash





모든 옷이 그렇겠지만 체형에 따라서 어울리는 셔츠 스타일도 달라진다는 것을 '골격타입' 얘기를

접하고 나서 알게 되었다.

퍼스널 컬러처럼 사람마다 골격이 다른데, <웨이브 체형> <스트레이트 체형> <내추럴 체형> 이렇게 3가지 타입으로(요즘은 좀 더 세분화하여 분석하기도 한다) 나눠져 있는 골격 스타일에 따라서 어울리는 셔츠

디자인도 확연하게 달랐다.

그러니까 기본핏의 셔츠가 안 어울리더라도 다른 디자인으로 얼마든지 스타일링이 가능하다는

말이니까 아직 포기하긴 이르다.

특정 골격타입의 특징에 모두 들어맞고 내 몸의 모양을 보았을 때, 여태까지 실패한 셔츠들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3가지 타입이니까 쉽게 얘기해서 <스트레이트 체형>에 어울리는 옷만 입지 않는다면 그런대로 봐줄 만한

비주얼은 나온다는 말이다.


아직도 골라야 할 스타일이 광범위하지만 그래도 어떤 옷을 입으면 내 단점이 부각되는지를

알아낸 것만으로도 큰 수확을 거둔 셈이다.

그동안 골격타입을 모르면서도 왠지 빈티나 보이고 착용감이 불편해서 한두 번 입다가

처분해 버린 옷들을 떠올려보면 내 베스트 스타일과 정확히 반대였으니, 어울리지 않는 옷을

몸이 본능적으로 걸러냈던 것 같다.

이런 귀중한 정보는 대체 누가 알아내고 분류를 해놨단 말인가? 정말 천재들이다!!

덕분에 나 같은 ‘패.알.못‘ 도 찰떡같이 어울리는 옷들을 쉽게 골라서 입을 수 있게 됐으니

참 고마운 일이다.

좀 더 일찍 내 체형을 알고 단점을 보완하여 옷을 입고 다녔다면 좋았겠지만, 지금이라도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아서 그나마 다행이다.

이제부터는 적어도 워스트 패션은 피해 갈 수 있을 것이고, 고심 끝에 하는 쇼핑에서 실패할 확률도

많이 낮아질 테니 말이다.




더 이상 쇼핑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지금 열심히 생각해야 해!





내 이미지에 맞는 아이템을 찾고 불필요한 쇼핑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공부가 필수다.

세상엔 공짜가 없으니까.

번거로운 일이지만 한번 찾아놓는다면 평생 써먹을 수 있고 선택의 고민도 확연히 줄어들 것이니,

패션분야에서만 이라도 신경을 끄고 살고 싶은 나에게는 꼭 필요한 공부가 될 것이다.

체형의 특성으로 보아 나는 부드러운 소재와 아기자기하고 여성스러운 디자인이 어울린다는

결론을 얻었다.

나 스스로 판단한 골격스타일이 맞는 건지 아직도 모호하므로, 분명하게 "아닌 타입"을 제외한다면

나머지 두 타입인 <웨이브>와 <내추럴> 사이 어디쯤인가에 나의 골격타입이 있을듯하다.


일단은 다소 빳빳하고 무거운 소재의 셔츠가 안 어울리는 것은 경험상 확실하고, 여성스러우면서

부드러운 스타일이라면 무난하게 입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셔츠 말고 블라우스를 입으면 되지 않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계절에 따라서 이너로도

겉옷으로도 활용하려면 아무래도 셔츠 쪽이 더 나을 것 같아서 미련을 못 버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지난여름에 가디건 대용으로 얼떨결에 구입한 화이트 린넨셔츠가 디자인도 여성스럽고

소재가 가벼워서 입기 편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꼭 필요한 아이템이라도 항상 고심해서 사게 되는 건 아닌가 보다.

저렴한 것으로 대충 샀지만 두고두고 보물처럼 귀하게 입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

옷을 만나는 것도 인연일까?


생김새가 다르고 체형이 다르듯 나에게 잘 녹아드는 옷들도 따로 있다.

남의 분위기를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내 것을 찾는 것이 먼저인 이유다.

이제까지 본능적으로 나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아왔다면 "oo 골격에는 oo 셔츠를 입어야 한다"라고

선택에 한계를 정해놓기보다는 여러 스타일을 입어보면서 나와 딱 맞는 옷을 골라가는 과정이

더욱 값진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항상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귀신같이 맞추는 본능을 한번 믿어보기로 하자.

시크한 매력을 풍기는 누군가의 멋진 셔츠 패션은 내 몫이 아니라도, 부드러운 느낌의 셔츠로

여성스러운 매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것은 내 차지가 됐다.

drawing by 아이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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