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자의 도슨트 일상 기록 EP03-2
본 글은 지난 3편에 이은 몽골 국제교류 학생들 해설에 대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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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전시 해설'이란 관람자에게 해당 전시 공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다.
고로 외국인들에게는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대본이 적합하지 않다. 가령,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판소리', '세종대왕' 등을 외국인들을 '당연히' 모른다는 가정하에 해설을 진행해야한다. 기본적인 골조는 가지고 가되 덧붙이는 살을 바꾸었다고 할 수 있다.
판소리 -> 한국의 전통적인 성악 방식으로 진행하는 극
이런식으로 말이다. 몽골 학생들이 한국에 대한 관심의 폭을 넓히길 바라는 마음에 전부터 열심히 준비를 했는데, 초보 해설자로서 간과한 게 있다.
1. 몽골의 중고등학생도 마찬가지로 사춘기를 겪는다.
2. 통역사의 수준을 알지 못했다.
한국인이고 몽골인이고 역시 학생이란 존재는 관심 밖의 일에 깊은 지루함을 느끼더라. 설명을 진행할수록 동태눈이 되는 아이들을 보며, 기존에 열심히 준비한 대본은 집어치우고 계속 질문+몽골어 배우기를 진행했다. 질문을 계속 하며 아이들과 라포가 형성되니 아이들의 집중도가 확실히 올라가는 게 느껴졌다.
또, 아이들이 지루함을 크게 느꼈던 건 통역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게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통역 선생님은 몽골 사람이었는데 내가 일상적으로 하는 말도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니 조금 전문적인 설명이 들어가는 해설은 더 제대로 될 리 없지 않을까?(ㅠㅠ) 이 부분이 아쉬웠지만 어떤 상황이든 벌어지기 마련이고, 오히려 학생들의 집중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사용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
몽골어를 가르쳐달라고 하니 눈을 반짝거리며 신나하는 아이들을 보며 약간의 순수함을 다시 느껴볼 수 있었다(^^) 특히나 필자보고 예쁘다며 칭찬하는 아주 착한 친구들. 거짓말을 못하는 학생들이라 믿으련다.
새로운 경험을 하니 다시 심장이 두근두근하는 게 기분이 무척 좋았다. 언젠가 찐 영어해설을 하는 그날을 위해 오늘도 준비를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