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자의 도슨트 일상 기록 EP06
지금까지 청소년 대상의 해설을 많이 진행했는데 중학생이냐, 고등학생이냐에 따라 차이점을 발견했다.
먼저, 고등학생들은 몇 살 더 먹었다고 어른 티가 난다. 조금 더 성숙하다고 해야하나? 언뜻 심드렁하고 귀찮아 보이기도 하고. 그래도 해설을 할 때 최대한 내 눈을 마주치려 하고, 적어도 듣는 시늉이라도 하는 것 같아 참 고마운 기분이랄까^^ 그래서 해설을 하는 나 또한 더 신나서 열심히 하게 된다.
반면 중학생 친구들은 좋게 말해 천방지축이다. 중2병이 무서워서 북한이 쳐들어오지 않는다는 말도 있지 않나. 중2병은 시대를 막론하고 발현하는 중증 질환이다. 그들은 학교라는 감옥을 벗어났다는 생각에 신이날 뿐 여기가 어딘지, 앞에 있는 여자가 뭘 하는지 궁금증 따위는 없다. 그냥 가라는 데로 갈 뿐이다. 그렇다고 얌전히 따라오느냐. 그것도 아니다. 어느샌가 화장실로 사라져있고, 갑자기 자기들끼리 말싸움을 하는 등 말그댈도 예측불허의 양상을 보인다. 때문에 중학생 해설은 다른 해설사들도 좀 꺼리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아이들의 거침없는 순수함이 귀여울 때가 있다. 작품 사진을 보며 자기들끼리 던지는 순수한 우스개소리 같은 것들. 또 내가 눈을 마주치며 어떤 질문을 던지면 갑자기 부끄러워하며 뒤로 숨는 행동 같은 것. 어쩌면 뒤에서는 '저 여자 왜저래?'라고 욕할 수도 있지만 말이다.(ㅋㅋ)
하여튼 그 짧은 몇년 사이에 태도도 굉장한 변화를 겪는구나 싶다. 조금 더 경험이 많아지고 사람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는 거라고 느낀다. 앞에서 말을 하는 타인을 신경쓰는 듯한 행동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또 그런 아이들을 보며 그 나이대 친구들을 좀 더 이해하고 싶은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