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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사 템플스테이

by 민짱이



지난 4월에 엄마랑 다녀온 수국사 템플스테이.

사실 관련해서 포스팅할 마음은 없었는데

근래 들어 이때 스님한테 들었던 말이 자꾸 맴돌아 글을 남길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템플스테이 하면 떠오르는 건강한 식단도 맛볼 수 있었다.



수국사는 도심에 인접해 있어 약간 소란스럽긴 하다.

하지만 뒤에 둘레길(?)같은 길이 있어서 요리조리 산책하기 좋았다.

이날 미세먼지가 최악이었지만, 그 덕에 괜히 분위기가 멋있어서 한 컷 담아봤다.



하지만 너무 배고파서 엄마랑 근처 마트에 가서 간식을 집어왔다.

뜨끈한 방에서 먹는 간식이란!



오전에는 절에서 키우는 강아지 '밀양'이도 산책 시켰는데, 체력이 어찌나 남다르던지...

나도 어디서 체력에서 꿀리진 않는다 자부했건만...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 격이랄까.



템플스테이 하면 자고로 스님과의 대화가 가장 기대되는 부분 아닌가.

수국사는 젊은 남자 스님이 계셨는데, 말하는 어투가 약간 거북해서 썩 긍정적이진 않았다.


그래도 이날 가장 많이 생각해볼만한 화두를 던져주었다.





'나'는 누구일까요?
이름, 나이 성별, 직업, 취미가 나를 정의할 수 있나요?
그런 껍데기는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거죠.
태어난 후에 얻어지는 것들 말고 불변하지 않는 것을
계속 생각하면서 나라는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세요.




요즈음 이 말이 머릿속에 맴돌아서 '나'라는 사람은 누구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말그대로 껍데기를 벗긴 맨몸의 순수한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그렇게 곰곰 생각하다보면, 그런것들에 목 맬 필요가 없음을 새삼 깨닫는다.

어쩌면 무언가를 자꾸 이루려하는 내 무의식적 기대에 지쳐버려

자신의 본질에 대해 질문하려 드는지도 모르겠다.



수국사 템플스테이는 고요한 시간은 아니었으나

적어도 내게 필요했던 깊은 질문을 얻은 날이었다.








그리고 역시 마무리는 최고 속세의 맛. 떡볶이.

엄마랑 게 눈 감추듯 해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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