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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그래!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어?!

어쩐지 위로되는 말

by 소행성RDY

"'모든 측면'에서 완벽하도록 진화하는 종은 없다. 하나의 능력이나 특성이 완벽해지면 결국 생존에 필수적인 다른 능력이나 특성을 잃기 마련이다."

- 불변의 법칙, 모건 하우절


토요일 아침, 아침을 환하게 열어주는 해를 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비 아니면 잔뜩 구름 낀 하늘을 보고 살다 해를 보니 반갑다. 곧 저 해 때문에 덥다고 비명을 지를지라도 말이다.


그래, 완벽한 날씨가 어딨어!



모건 하우절의 <불변의 법칙>에는 세상의 뒷 배경으로 보이지 않게 은밀히 움직이는 진실들을 하나씩 툭툭 건드려 주는 것 같아 내겐 너무나 흥미진진하다. 제목은 재미없는 책이라고 대놓고 얘기하는 것 같았지만, 실제는 책장이 잘 넘어가는 책이라고나 할까?


완벽하도록 진화하는 종은 없는 게 맞지. 그러니 완벽하지 않은 부분을 채우려고 또 다른 진화가 이루어지는 게 아닐까? 우리는 진화의 역사 속을 계속 살고 있으니까. 그 끝이 어디일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진화 얘기가 나온 김에 하는 생각이지만, 척추동물이 먹이를 씹어 먹을 수 있도록 진화한 턱은 참 획기적인 것 같다. 아무리 생존을 위해 진화한다지만.


물고기를 상상해 보면 쉽다. 씹는 기능이 없을 때는 입을 크게 벌리고 입 안으로 들어오는 작은 먹이만 먹을 수 있었다면, 턱이 발달하면서 딱딱한 것도 씹어 먹을 수 있게 되었으니 왕성한 먹이 활동이 가능해졌지 않을까 혼자 생각해 본다.


우리 주변을 보아도 완벽한 사람이 없지 않은가? 가끔 티브이 같은 매체에서 '완벽한'이란 수식어를 붙이기는 하지만 보통의 우리보다 좀 더 탁월한 무언가가 있다는 말이지 모든 것이 빈틈없이 완벽하다는 말은 아닐 것이다.


정말 그런 사람이 있으면 더 진화할 게 없으려나?

그런데 완벽한 이라고 하는 말이 사람에게 붙으니 좀 멋없다. 내가 하도 허술해서 그런가?


불변의 법칙에는 이런 문장도 있다.

"약간의 불완전함이 오히려 유용하다."


유용까지는 뒤로 하고라도 약간의 허술함이 필요하기도 하다란 말이겠지. 나는 약간의 완벽함이 절실한 사람? 워낙 빈 구석이 많아서 말이다.


어쨌든 진화라는 것은 과학에 문외한이 나에겐 신비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어떻게 이렇게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진화가 이루어지는지. 완벽한 것은 이것이네.

지구라는 행성에서 살아남기 위해 일어난 진화의 순간. 그런데 순간이라 하지만, 몇 백만 년, 몇 천만년이라는 시간을 통과하며 진화가 이루어진다는 사실 또한 놀랍다.


부스스한 몰골로 문장 하나에 너무 멀리 온 것 같다. 그래도 경이로운 지구와 지구 위의 모든 생명체가 남달라 보이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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