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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8월 20일
한 달이 흘렀다...
by
소행성RDY
Aug 2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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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잘 살고 있다. 잃었던 밥맛도 돌아왔고, 웃음도 찾았고, 시답지 않은 일로 한 시간 수다도 거뜬해졌다.
7월 20일.
엄마를 떠나보낸 지 한 달 만에 이 딸은 어찌나 잘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순간순간 현실과 분리가 된다.
잠에서 깨면
'아, 엄마 면회... 아니구나.'
라며 중얼거리다 정신을 차린다.
오전 11시가 넘어가면, '엄마한테...'
라고
하고,
또, 불쑥
'엄마가 기다릴 텐데.'
시계를 본다.
혼자서 이러고 있다.
그리고 자꾸 원망을 한다.
"조금만 더 있다가지. 되돌릴 수도 없는데, 나 좀 더 봐주고 가지."
"눈물도 되지 못한 내 슬픔이 자꾸 보고 싶다고 하는데, 대답도 안 해 줄 거면서... 힘들어도 몇 달이라도 더 있어주지 그랬어."
라고 끝까지 막내의 투정을 부린다.
그래. 난 철딱서니 없는 막내이고 싶다.
떼를 쓴다.
왜 갔냐고. 나는 아직 준비가 안되었는데..
이제 어른이 되어야 하나 보다.
엄마가 있어서 난 아이였는데 이제 정말 어른이 될 시간이 왔다.
엄마가 있어서 막 나가는 고집쟁이였는데 이제는 맘대로 고집도 못 피우겠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
혼자서 불러 본다.
엄마, 보고 싶다.
딱 한 번만 불러줬으면 좋겠다.
산 사람은 이렇게 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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