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심부전이 있으신 고령의 어르신이었습니다. 딸과 함께 살고 계셨는데, 딸이 심한 장애가 있어 고령의 어르신은 딸을 돌보느라 정작 본인의 건강은 챙기지 못했습니다.
허리가 꼬부랑 굽고, 매일 밤 심장이 아파왔지만, 이것이 역류성 식도염으로 인해서 그런 것인지, 심장 기능이 떨어져서 그런 것인지 잠시 생각할 뿐, 할머니의 인생은 딸이 전부였습니다.
할머니는 집에 갈 때면 매일 숨이 차다고 하셨습니다.
할머니의 맥박을 잡아보면, 1분에 50회 정도였습니다. (평균 60~100회가 정상인 것을 볼 때 매우 낮은 수치)
당연히 심장이 뛰는 횟수가 적으니, 숨이 찰 수밖에 없었습니다.
딸의 건강을 챙기느라 할머니의 몸을 보살피는 것을 뒷전인 할머니는 언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몸이 쇠약했습니다.
그런 할머니가 걱정되어서, 딸을 보살피는 데 많은 힘을 쏟지 않도록 딸에게 장애인 활동 보조인을 연계하고, 딸이 병원에 가야 할 때면 복지관 직원이 함께 어르신을 돕기도 했습니다.
제가 할머니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딸 건강도 챙기면서, 할머니 건강도 챙겨야 한다고 말을 전해 주는 일뿐이었습니다.
할머니가 갑자기 쓰러졌을 때, 할머니를 효과적으로 도울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다행히 딸의 장애등급이 높아 장애인 활동 보조인이 자택에 오는 시간이 길었습니다.
그래서 혹여나, 가정에 방문하는 돌봄 종사자 그리고 사회복지사, 친구들이 방문했을 때 어르신이 심장통증이 있거나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해당 내용을 지참하고 병원으로 가서 신속하게 대응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노란색 눈에 띄는 종이를 만들고 현관문에 붙여두었습니다.
할머니는 그런 종이를 보고 늘 마음이 놓인다고 표현하셨습니다.
무언가를 하진 않았지만, 그저 종이 하나로 마음이 편안해진 것입니다.
지금은 119 응급안전 서비스가 있어서 어르신 소방청에 어르신의 질병력 등을 기록하고 어르신 휴대전화로 119를 신고하면 출동하는 구급대원이 어르신의 정보를 보고 빠르고 효율적인 대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르신 휴대전화로 신고하지 않을 경우도 존재하기 때문에, 관련 종이가 어르신의 심리적 안정 및 위기 상황에 어르신을 보호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만성 심부전은 심장의 펌프 기능이 약해져서 몸에 필요한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주요 증상:
호흡곤란: 특히 활동 시나 누워있을 때
피로감: 일상활동도 힘들어함
부종: 다리, 발목, 복부에 물이 참
서맥: 심박수 감소 (1분에 50회 등)
딸의 장애 vs 자신의 건강
고령의 어르신들 중에는 장애가 있는 자녀를 돌보느라 자신의 건강을 뒷전으로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르신의 생각:
"내가 아프면 딸은 누가 돌봐?"
"내가 죽으면 딸은 어떻게 살지?"
"딸이 우선이야, 내 건강은 나중에..."
어르신 건강 악화 → 딸 돌봄 능력 저하 → 딸의 상태 악화 → 어르신 스트레스 증가 → 어르신 건강 더욱 악화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딸에 대한 지원을 통해 어르신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딸에게 연계된 장애인 활동 보조인:
일상생활 지원 (식사, 목욕, 이동 등)
병원 동행
사회활동 지원
어르신의 부담 경감
이를 통해 어르신은 조금이나마 자신의 건강에 신경 쓸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1. 응급상황 대비
24시간 연락 가능한 체계
신속한 병원 이송 시스템
의료진에게 전달할 정확한 정보
2. 일상생활 관리
무리하지 않는 활동 수준
정기적인 약물 복용
염분 제한 식이
3. 심리적 지지
불안감 완화
가족에 대한 걱정 해소
응급상황에 대한 준비된 마음가짐
응급상황 시 참고사항
진단명: 만성 심부전
복용약물: 심장약, 이뇨제 등
응급연락처: 딸, 복지관, 이웃
주치의 병원: ○○병원 심장내과
특이사항: 서맥, 호흡곤란 주의
"그저 종이 하나로 마음이 편안해진 것입니다"
이 말이 주는 교훈:
거창한 시스템보다 작은 배려가 더 와닿을 때가 있음
심리적 안정감이 실제 건강에도 도움이 됨
준비되어 있다는 것 자체가 치료 효과가 있음
딸을 돌보는 어머니를 돌보는 것 = 딸을 돌보는 것
이 사례에서 중요한 점은 직접적인 서비스 대상자(딸)뿐만 아니라 돌봄자(어머니)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돌봄자 지원의 효과:
돌봄의 지속가능성 확보
돌봄 받는 사람의 안정성 향상
가족 전체의 삶의 질 개선
의학적 관리:
정기적인 심장 검사
꾸준한 약물 복용
적정 체중 유지
금연, 절주
생활 관리:
무리한 활동 피하기
충분한 휴식
스트레스 관리
규칙적인 생활패턴
사회적 지지:
가족의 이해와 협조
지역사회 서비스 이용
응급상황 대비 체계
정기적인 상담과 점검
할머니가 노란 종이를 보고 "마음이 놓인다"고 하신 것은 단순한 심리적 위안이 아닙니다.
스트레스 감소 → 혈압 안정 → 심장 부담 감소 → 증상 완화
이런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어르신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들:
24시간 건강 모니터링
응급상황 시 즉시 대응
딸과 자신 모두 돌보기
지역사회가 함께 만든 안전망:
장애인 활동 보조인 (딸 돌봄)
복지관 (정기적 관리)
119 응급안전 서비스 (응급상황 대비)
현관문 정보지 (신속한 응급처치)
이 말에는 단순한 의학적 정보가 아니라:
자신의 몸이 한계에 왔다는 인식
그럼에도 딸을 포기할 수 없다는 절실함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호소
마지막까지 엄마로 살고 싶다는 의지
이 모든 것이 담겨있었습니다.
때로는 가장 단순한 해결책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노란 종이 한 장이 한 어르신의 마음에 평안을 주었듯이.
다음 화에서는 "꼼짝도 못하는 20년"을 보내신 지체장애 어르신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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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를 든 사회복지사》는 복지 현장에서 건강과 돌봄을 연결하며
사회복지사로서 마주한 경험을 기록한 실천 에세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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