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운데 오빠의 사잇소리

- 오 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오빠에게 보내는 시편지

by 별숲지기


단어와 단어 사이에서 나는 소리

뭉툭하니 꽉 낀 소리

불편하게 꼬인 사잇소리


첫째와 다섯째 사이

둘째와 넷째 사이에 끼여있는

가운데 오빠의 눌린소리


원가족 안에서는 한평생

끼여서 지내야 하는

사이의 삶


잘 보이지 않고

잘 들리지 않는

사이의 한숨소리


천천히 가도 뛰어서 가도

늘 셋째만 되는 게 싫어서

메뚜기마냥 톡톡 튀었던 걸까


가장 독특하고

가장 난해하고

가장 불안했던


오빠의 발걸음에 덤덤하게 문이 열린

마음의 거리가 가장 멀었던

유년 시절의 사잇소리


나의 자리만 아프지

당신의 아픈 자리는 보기 힘든 마음들이

새봄과 눈꽃의 흐름 속에서 맴돌다 닳아진 건가


사이에서 울리는 소리들이

마음을 뚫고 들어와

내가 아닌 존재들에게 점점이 다가가 닻을 내리는건


따스한 빛으로 반짝이는 강줄기에서

구깃구깃 젖어있던 오빠의 시가

생각나는 건


흐르고 흘러 여기까지 온 우애의 강을

다시 건너보라는 이유인 건가


반짝이는 순간들이 눈에 맺힐 뿐

모든 것은 흐르고

강바닥까지 꽂혀진 빛이 느껴지는데


아마도

내 사랑들이 하나둘

떠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지금 곁에 흐르는 마음들이 가장 아름답다는걸

누구나 나와 너의 사이에서 울고 있다는걸

가운데 오빠의 뭉툭한 사잇소리에 빠지게 된 날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흐르는 건 시간을 태우고 육신을 태우지만

사이에서 피어난 것들은

깊게 뿌리를 내려

마음을 데워줍니다.


다시 돌아본 우애의 강에는

사랑이 피어 있습니다.


(2025.08.23.)



오 남매 중

세 번째로 태어난 오빠를 생각했습니다.

20대 오빠는 집에서 자주 사라졌지요.

오빠와 함께 집에 들어온 가방에는

풀냄새가 났고 그 안에는 시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아무 감정을 느끼지 못했던

오빠의 시가

이제는 새롭게 다가옵니다.


막내였던 저는 유난히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것을요.


어느 날 올케언니가 말해줍니다.

오빠가 월급 타면 통닭 사서 동생 갖다 줄 수 있다며 좋아했다고요.

저는 정말 처음 알았습니다. 저를 생각하는 오빠의 마음을요.

그 마음들이 참 고맙습니다.


누구나 나와 너, 그 사이에서 살아갑니다.

힘든 순간도 있지만 그 사이에서

더 단단하고 아름다운 꽃이 핀다는 것을


오빠의 삶 속에서 느끼게 되었다는 걸

전하고 싶은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