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숫자 앞에서 무너진 마음의 기록
- 숫자 앞에서 무너진 마음의 기록
당신 앞에서
무너진 날이 많았습니다.
교사는 매일 아이들을 위한 교육을 고민합니다
담임교사는 오늘 등교하지 못한 아이를 걱정합니다
부장교사는 학생을 위한 오늘의 행사를 걱정합니다
거의 모든 선생님은 오늘 학생을 위한 수업을 걱정하고
어제의 업무가 동료 교사의 비난의 대상이 될까 걱정합니다
상황은 다르지만
우리는 모두 아이들의 교사이고 사람입니다
당신이 주신
생산 공문의 숫자 앞에서 무너졌습니다.
작은 밭 107개에 어떤 씨를 뿌렸는지
큰 밭 1개에 어떤 씨를 얼마나 뿌렸는지
작은 밭에 피어난 열매를 어떻게 수확했는지
큰 밭에 피어난 열매가 어떻게 무르익었는지
우리는 모두 알 수 없지만
우려 속에서 피어난 열매들은
그의 마음속에서 일렁이고 있을 겁니다
공문의 숫자가 그 사람의 성과라는
말씀 앞에서 무너졌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교육을
함께 이루어가는 우리는
공문을 생산하기도 하고
지각한 아이의 사연을 들어주기도 하고
성적 앞에서 울먹이는 아이를 격려해 주기도 하고
교우관계로 속상하다는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기도 합니다
함께하는 제자들의 마음속을
사랑으로 채워주고 싶은 스승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행사 앞에서
보도자료를 쓰라는 말씀을 듣고
잠시 멈추었습니다.
행사의 곁을 쓸쓸히 지켜온 외로움과
씨를 뿌린 자의 정성이 담기지 않은
부끄러운 보도자료만이 넓게 퍼져
인쇄된 글자만 읽을 세상 앞에서
결국 무너졌습니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교육은 숫자보다 느리고
사람은 결과보다 깊다는 것을
이토록 오래
함께 지나왔는데,
당신은 정말
모르고 계신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