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산책, 물 위를 거닐다
안동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도산서원, 병산서원, 봉정사와 세계기록유산인 유교 책판 편액을 등재하게 되면서 전국적인 관광의 명소로 떠올랐다. 이전에도 안동은 이미 관광의 명소로 알려져 있었지만 다양한 유네스코 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되면서 안동시는 관광 산업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게 되었고, 이 투자는 또 다른 관광의 명소를 탄생시키게 되었다. 그리고 더 많은 수의 관광객이 안동을 찾게 되는 기반을 조성하여 각광 받는 관광의 명소가 탄생하게 되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안동시 강변에 위치한 월영교다. 월영교는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로, 정해진 시간마다 분수가 뿜어져 나와 그 멋과 정취를 더하고, 봄이면 벚꽃이 만발한 길을 만들어 꽃비 내리는 환상의 숲을 걷게 만든다. 또 가을이면 낙엽이 우거진 나무들이 붉게 물들어 마음을 흔들고, 겨울이면 낙엽 굴러가는 소리와 설경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 국내외 많은 관광객들이 꼭 찾아야할 안동의 명소가 되었다. 또한 낙동강을 따라 월영교 밑을 지나다니는 황포 돛단배와 밤이면 월영교의 이름에 걸맞게 달빛이 내려앉은 듯한 달 모양의 보트를 타는 재미는 관광객들에게 이색적인 체험을 제공한다. 이와 더불어 전 재산을 바쳐 독립운동에 매진한 석주 이상룡(石州 李相龍) 선생의 집인 임청각(臨淸閣)이 일제에 의해 훼손된 모습을 없애고, 옛날의 모습 그대로 복원될 것이 결정되면서 월영교와 그 일대는 앞으로 더욱 유명한 관광지가 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안동에는 월영교 말고도 새롭게 떠오르는 관광의 명소가 많다. 일명 비밀의 화원이라 불리는 곳이 그렇고, 임하호 캠핑 레저센터가 그렇다. 또한 묵계서원 일대와 만휴정이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가 되면서 새로운 관광의 명소가 되어 국내외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안동으로 향하게 만들고 있.
그리고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장소 역시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다. 그곳은 바로 예와 끼과 함께한다는 예끼마을이다. 예끼마을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그 주변과 함께 어울려 관광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끼 마을은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한 박물관이 있는 한국국학진흥원 바로 맞은 편에 자리잡고 있다. 또한 도산서원에서 차로 5분 거리, 이육사문학관에서 10분 거리에 있으며, 오는 길에는 하회마을처럼 한옥 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군자리가 있다. 또한 안동에서도 조금 외곽에 위치하고 있다보니 산림 과학 박물관이 오는 길에 있으며, 국제유교컨벤션센터라는 전국에서 제일 큰 규모의 유교 체험관이 곧 문을 열 예정이다.(오픈 예정일은 8월 31일이다.) 즉 예끼마을을 중심으로 관광을 위한 단지가 조성되어 있어 이곳은 남녀노소 기호에 따라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한 번에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예끼마을의 가장 큰 매력은 잊혀져 가고 있는 한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한옥이라하면 흔히 옛 가옥이라 불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곳은 현대의 감각에 맞게 만들어진 한옥 숙박촌이 있다. 신식 화장실은 물론이고, 방과 마당 역시 넓어 가족 단위 관광객이 숙박하기에 딱 알맞다. 또한 각각이 별채로 되어 있어 팬데믹 시대에 가족끼리, 친구끼리 오붓하게 숙박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매력은 가격 면에서 저렴하다는 사실이다. 보통 한옥에서 숙박을 한다면 가격적인 면에서 큰 부담이 될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예끼마을 선성현 문화단지의 한옥 체험관은 저렴한 가격과 편안함으로 입소문을 타 두 달, 세 달 전부터 예약이 가득 차 일찍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예약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예끼마을은 예와 끼과 함께 존재한다는 마을의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끼를 가진 예술가들이 함께 만들어낸 마을이다. 이 마을은 온통 아름다운 벽화로 장식되어 있으며 조그마한 미술관이 두 개나 있다. 그렇기에 다양한 기획을 통해 다채로운 전시회를 열어 마을을 찾는 사람들의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사실적으로 그려진 벽화는 마을의 또 다른 자랑으로 사진 찍기와 이를 활용해 SNS를 즐기는 젊은 세대의 감각을 채워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마을을 따라 다양하게 만들어진 산책 코스가 펼쳐져 있다는 점이다. 벽화길을 따라 쭉 늘어선 마을 산책 코스는 다양한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일명 인생샷의 명소이기도 하지만, 지역 예술가들이 만들어낸 실감나는 그림을 감상하며 지친 삶에 여유를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한옥을 따라 늘어선 산책 코스는 우리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게 해주며, 고풍스러운 한국의 멋을 진정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산책 코스는 물길을 따라 만들어진 산책길이다. 이는 단순히 물길을 따라 걷는 산책로만이 아니라 물 위를 걷는 수상길로 강물을 가로지른 나무로 만든 데크가 강 위에 길게 늘어서 있다. 특히 아침 물안개가 쫙 펼쳐져 다리를 뒤덮은 데크 위를 걸을 때면 마치 무릉도원의 어디쯤을 걷는 듯한 기분에 사로 잡힌다.
수상길의 매력은 아침 물안개와 함께 걷는 것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간과 관계없이 불어오는 시원한 강바람은 낙동강 상류가 가진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강과 함께 산책할 수 있다는 특별함을 가진 수상길은 예끼마을이 가진 가장 큰 매력으로 강 위의 풍경은 물론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마치 동화나라에서 물 위를 걷는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을 준다. 팬데믹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 다양한 산책길이 있는 예끼마을은 참살이를 위한 공간으로 우리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에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앞서 말했듯 예끼마을을 중심으로는 관광단지가 연계되어 있다. 그렇기에 예끼마을에서부터 뻗어나가는 모든 길은 도산서원을 건립한 퇴계 이황의 발자취가 군데군데 묻어 있는 길이다. 그의 애제자였던 월천 선생의 서당과 이어지는 길은 물론이고, 왕모산을 넘어 청량산까지 이어지는 길,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의 주된 촬영지였던 고산정까지 이어지는 다채로운 선비문화순례길이 있어, 산티아고와 같은 순례길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이러한 길들은 자연 경관과 함께 어우러져 안동이 가진 풍류와 멋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해주며, 옛 선비들이 즐기던 풍경 속에서 삶에 지친 심신을 치유해준다. 예끼마을의 또 다른 매력은 식도락(食道樂)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예끼마을을 중심으로 펼쳐진 관광단지에는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안동의 대표음식인 찜닭과 간고등어는 물론이고, 안동의 전통방식으로 만든 건진 국수를 맛볼 수 있다. 또한 강 앞뒤로 펼쳐진 밭에서 직접 생산한 메밀을 주재료로 만든 전통 메밀 음식 등 다양한 종류의 식당이 있어 입맛에 따라 먹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근처 밭에서 생산한 메밀로 만든 진맥소주는 메밀 향이 은은히 퍼져나오는 술로 입맛을 돋우어 준다.
또한 이육사문학관으로 가는 길에는 264청포도 와인이 있어 최근 와인을 즐기는 젊은 층들의 입맛을 사로잡기에 딱 알맞다. 264청포도 와인은 ‘광야’, ‘절정’, ‘꽃’세 종류의 화이트 와인으로 각각 단맛의 정도가 달라 기호에 따라, 취향에 따라 골를 수 있으며, 와이너리에서 직접 시음도 가능해 취향에 딱 맞고 마음에 드는 와인을 고를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마을을 대표하는 음식들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이 마을에서 직접 생산되는 재료를 사용하는 로컬푸드라는 사실이다. 264청포도 와인 역시 도산면에서 생산되는 포도만을 와인의 재료로 사용하여 와이너리에서 직접 제조한다. 그렇기에 예끼마을을 중심으로 펼쳐진 관광단지의 먹거리는 모두 믿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먹거리라는 장점을 지니고 있며, 드넒게 펼쳐진 메밀밭의 풍광과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이제 안동은 중요한 몇몇 군데만 거쳐 가는 관광지가 아니다. 안동시 전체가 관광의 성지로 자리잡고 있으며, 각 마을을 거점으로 관광단지가 조성되어 볼거리, 즐길거리, 놀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묵계서원과 만휴정, 삼베포 타운을 중심으로 하는 길안면이 그렇고,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풍산 장터를 중심으로 하는 풍산면이, 권정생 동화나라, 권정생 선생 사시던 집, 운산 장터를 연결하는 일직면이 다양한 관광 루트를 연계함으로써 안동 관광의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안동시 도산면을 중심으로 한 예끼마을은 하나의 거대한 관광단지로 단 하루만에 즐길 수 있는 곳을 넘어 며칠을 머물러도 질리지 않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다양한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을 느낄 수 있으며(이 마을에는 이육사 선생이 태어난 것 뿐만아니라, 영화 ‘암살’의 주인공 전지현 배우의 모티브가 된 남자현 선생이 사시던 곳으로 국가로부터 서훈을 받은 독립운동가가 20명 넘게 배출되었다.), 선비순례길을 통한 웰빙 관광은 물론, 도산서원, 월천서당, 한옥마을, 군자리 등을 통해 조선의 멋을 느낄 수도 있다. 또한 청보리 축제, 이육사축전, 세계문화유산 축전 등 다양한 행사가 일 년 동안 쉬지 않고 이어져 다채로운 체험을 즐길 수 있으며, 안동호를 이용한 수상레져를 통해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마음껏 해소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로컬푸드를 활용한 다양한 전통 음식과 전통주, 와인 등 식도락의 재미 또한 맛볼 수 있어 여행에서 없어서는 안 될 먹거리의 성지로도 거듭나고 있다.
자, 아직 휴가를 떠나지 못했다면 당장 짐을 싸자. 그리고 안동을 향해 출발해보자. 그것도 예끼마을을 중심으로 펼쳐진 다양한 관광지를 탐방해보자. 지금까지 당신이 알고 있던 안동과는 색다른 재미를 마음껏 즐기고 맛보고, 느낄 수 있을 것이며 안동이 가진 매력에 빠져 진정한 관광의 의미를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