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뱀 족(1)
토의 날, 태랑이는 성호와 예준이에게 혹독한 훈련을 받고 있었다.
손으로만 내려치면 되던 목각 인형을 이제는 발차기까지 해야 했다. 예준 아저씨는 성호 아저씨보다 더 엄했다.
태랑이는 목각 인형의 아래, 중간, 위를 순서대로 차고, 때렸다.
예준은 앞 차기에 이어 옆차기 뒤차기까지 연결된 동작을 다양하게 보여 주었다.
태랑이는 예준이 가르쳐 준 발차기를 차례대로 연습하며, 거리가 좁아질 때면 성호가 가르쳐준 손바닥 날리기, 주먹 날리기를 번갈아가며 목각 인형을 가지고 수련을 했다.
- 탁, 탁, 탁, 탁, 타악. -
조용한 수련장에는 태랑이가 목각 인형을 두드리는 소리만이 울려퍼졌다.
성호, 예준, 태랑이가 한창 수련에 빠져있을 때, 화족 족장이 급한 걸음으로 일족 족장의 집을 향해 뛰어가고 있었다.
화족 족장은 항상 급하게 다니지만 오늘은 무슨 일인지 더 급해 보였다. 마치 꼬리에 불이라도 붙은 것처럼 아주 빠른 속도로 일족 족장의 집을 향해 뛰었다.
뽀얀 꼬리가 좌우로 씰룩씰룩 움직이는 것이 정말 급한 일인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목각 인형과 열심히 씨름하던 태랑이는 수련을 멈추고 말똥말똥한 눈으로 성호를 바라보았다.
성호는 수련을 계속하라고 말하려다가 반짝이는 태랑이의 눈빛을 보았다. 저 눈빛. 태랑이에게 수련을 하라고 말해도 어차피 잔꾀를 부려 빠져나갈 것이 뻔했다.
그래서 성호는 할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성호가 고개를 끄덕이자 태랑이는 쏜살같이 화족 족장의 뒤를 따라 뛰어갔다.
화족 족장은 문을 두드릴 사이도 없이 급하게 방 안으로 들어갔다.
화족 족장이 들어가고 태랑이는 방문 가까이 귀를 가져다 되었다.
저 멀리서 성호와 예준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방에 들어간 화족 족장은 자리에 앉을 새도 없이 급한 성격대로 일족 족장에게 말했다.
“대족장님 화족 마을에 큰 일이 생겼습니다.”
대족장인 일족 족장은 화족 족장의 파리한 얼굴을 보고 놀란 듯이 물었다.
“무슨 일이시길래. 이렇게 급하십니까? 어서 말씀해 보시지요.”
화족 족장은 서둘러 지팡이를 옆에 내려놓고는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며칠 전부터 화족의 아이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수참이를 시켜 원인은 조사하고 있지만 도무지 무슨 이유인지 영문을 알 수 없습니다 벌써 다섯 명의 아이가 사라졌습니다.”
“화족의 아이들이 사라지고 있다고요? 어떠한 흔적도 남지 않았습니까?”
“네. 조금의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아이들을 데려가고 있습니다. 수참이가 아무리 흔적을 찾아보려 해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급하게 찾아 왔습니다. 다른 스승들도 함께 나서 수참이를 도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일족 족장은 씨벌겋게 굳은 얼굴로 화족 족장에게 말했다.
“아이들이 사라졌다라? 그것도 흔적도 없이? 이것 정말 큰일이군요. 빨리 다른 스승들을 불러 모아야겠습니다. 아이들을 어서 찾아야지요. 밖에 태랑이 녀석 있느냐?”
태랑이는 깜짝 놀랐다. 자신은 정말 숨소리 하나 안 내고 귀만 귀울이고 있었는데, 대족장님은 이미 자신이 문 밖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당황한 태랑이는 허둥지둥 툇마루에서 떨어져 엉덩방아를 찧으며 대답했다.
“네. 족장 할아버지. 저 밖에 있어요. 아야!”
일족 족장은 문도 열지 않은 채 태랑이에게 말했다.
“녀석아, 하라는 수련은 안 하고 문 앞에 붙어 있을 줄 알았다. 그러니 너도 이야기를 모두 들었겠지. 어서 가서 모든 스승들을 불러오거라.”
태랑이는 수참에게 배운 기술을 써서 서둘러 우진에게로 달려갔다. 우진은 마침 미르와 태린이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태랑이는 빠른 속도로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우진의 손을 잡아당겼다. 셋은 태랑이의 말이 너무 빨라 무슨 소리인지 전부 알아듣지 못 했다. 하지만 시급을 다투는 일이라는 사실만은 알 것 같았다.
모두가 도착했을 때 방에는 성호와 예준, 화족 족장, 일족 족장이 둘러앉아 대책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었다.
우진이 안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아 있는 족장과 스승들에게 말했다.
“정말입니까? 태랑이가 말하기를 화족의 아이들이 사라졌다고 하던데, 그것도 흔적도 없이요? 정확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화족 족장은 우진, 미르, 태린이에게 화족 마을에서 일어난 일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설명을 다 마친 화족 족장이 더 붉어진 눈으로 모두를 바라보며 말했다.
“지금까지 모두 다섯 명의 아이가 사라졌다네. 수참이가 계속해서 흔적을 찾고 있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네. 여기 모인 자네들이 수참이를 도와 화족 아이들을 찾아 주게.”
화족 족장의 말에 스승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