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뱀 족(4)
다시 태양이 산 뒤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그동안 태랑과 일곱 스승은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제일 먼저 나온 것은 태랑이었다. 태랑이는 신이난 표정으로 스승들을 향해 말했다.
“아저씨! 해가 지고 있어요. 서둘러야 해요. 이제 뱀 족이 내려올 시간이예요.”
성호가 밖으로 나오며, 태랑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알고 있다. 이 녀석아! 지금 모두 밖으로 나오고 있으니 아무런 걱정하지 마라.”
그 뒤를 따라 예준이 나오며 말했다.
“오늘은 반드시 뱀 족을 모두 잡는다. 다들 각오는 된 거지?”
예준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태랑이 역시 신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태랑이는 몸 전체를 흔들고 있는 것 같았다. 어쩌면 전투를 벌인다는 생각에 너무 신이나 춤을 추고 있는 지도 몰랐다.
우진은 그런 태랑이의 모습을 보며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태랑아! 싸움이 시작되었다고, 네가 코끼리 족과의 싸움에서 활약을 했다고, 일족 병사들과의 싸움에서 이겼다고 너무 자만하지 마라. 뱀 족은 그들보다 훨씬 강하고 무섭다.”
우진의 말에 태랑이는 자세를 바로 잡았다. 그리고 스승들을 향해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걱정시키지 않을 게요. 그리고 뱀 족을 꼭 막아낼 게요. 오늘은 아저씨들이 가르쳐 준 수련의 결과를 꼭 보여줄 거예요.”
“후우! 그래 너만 믿는다.”
미르는 밖으로 나오며 한숨을 쉬었다. 과연 태랑이를 믿어도 되는 건지 한숨만 나왔다. 이러다가 정말 빛의 아이를 잃어버린 다면, 세상은 멸망의 길로 들어설 것이 뻔했다.
그 사이 어둠은 더욱 짙어지기 시작했다. 모두들 갑옷과 무기를 점검하고 뱀 족이 나타났던 산으로 출발했다.
산 입구에 도착했을 때는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아직 붉은 노을이 산에 걸려 있어서인지 뱀 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모두 긴장해. 태양이 산 뒤로 완전히 넘어가고 어둠이 오면 뱀 족이 모습을 드러낼 거야.”
수참은 비장한 표정으로 스승들과 태랑이에게 말했다. 수참의 얼굴은 화족의 아이들을 구하겠다는 결기로 가득 차 있었다.
태랑과 다른 스승들은 그런 수참의 얼굴을 보며 더 열심히 싸워야겠다고 마음 속으로 다짐했다.
뱀 족의 뱃속에는 화족의 아이가 들어 있고, 그 아이는 살아 있을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드디어 짙은 어둠이 산속을 뒤덮었다. 수참은 귀를 움직움직, 꿈틀꿈틀거리며 산 속의 모든 소리에 집중했다.
낙엽이 떨어지는 소리, 새가 날아가는 소리, 벌레가 기어다니는 소리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을 작정이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뱀 족의 비늘이 땅과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수참은 모두를 돌아보며 말했다.
“온다.”
수참의 말에 태랑과 스승들은 모두 비장한 표정이 되었다. 태랑이도 귀를 기울이며 어둠을 응시했다. 뱀 족이 오는 소리가 앞쪽에서 들리는 것 같이 느껴졌다.
잠시 후, 어둠 속에서 커다란 물체들이 내려오기 시작했다.
“자! 모두 준비 됐지. 가자!”
수참은 손가락에 불을 만들고는 뱀 족이 내려오는 방향을 향해 쏘아올렸다. 불꽃은 재빠르게 날아가 뱀 족의 몸에 부딪혔다.
하지만 불꽃은 이내 사라지고 말았다. 역시 화족의 마법은 뱀 족에게 통하지 않았다. 뱀 족은 화족의 불을 그대로 흡수해버렸다.
하지만 태랑이와 스승들에게는 작전이 있었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시간만 끌면 되는 간단한 작전이었다.
싸움의 끝은 모두 오후의 몫이었다. 수참의 불꽃을 신호로 오후는 큰 날개를 펼치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오후가 날아가는 자리에는 달빛을 먹은 칼이 반짝이며 함께 솟구쳐 올랐다.
태랑이와 스승들은 앞으로 뛰어나가 뱀 족의 길을 막아섰다. 뱀 족은 뛰어오는 스승들을 향해 단도를 날렸다.
태랑이는 살짝 물러서면 그 단도를 피했다. 그리고 그 탄력을 이용해 더 빠른 속도로 앞으로 뛰어 나갔다.
태랑이는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를 더 해 뱀 족의 가슴을 때렸다. 하지만 단단한 비늘 때문인지 조금의 타격감도 없는 것 같았다.
태랑이가 가까이 오자 뱀 족은 태랑이를 향해 침을 뱉었다. 태랑이는 뒤로 돌며 뱀 족의 침을 피했다. 뱀 족의 침은 땅에 닿자마자 풀을 검게 녹여버렸다.
‘후우! 진짜 무서운 독을 가졌구나.’
태랑이는 뱀 족의 독이 풀을 녹이는 것을 보고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스승들과의 약속은 꼭 지켜야만 했다.
태랑이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신이 맡은 뱀 족이 마을로 내려가지 못 하도록 막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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