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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과 함께 살아가는 법

by bonfire

불확실성과 함께 살아가는 법

우리는 늘 확실한 것을 원한다. 안정된 직장, 예측 가능한 미래, 흔들리지 않는 관계. 확실함은 안전함이고, 안전함은 평온함이다. 하지만 삶은 그런 평온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확실함은 삶의 기본값처럼 따라붙는다.

청년으로 살아간다는 건, 불확실함과 함께 걷는 일이다. 내가 선택한 길이 맞는지, 지금의 일이 미래를 보장해줄지, 이 관계가 오래 지속될지. 아무도 답을 주지 않는다. 우리는 질문만 가진 채,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철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은 현대 사회를 ‘액체 근대’라고 불렀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고정된 기준은 사라진 시대. 그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선택하고, 끊임없이 불안해한다. 불확실함은 피할 수 없는 조건이 되었고, 그 조건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불확실함은 두려움을 만든다. 하지만 동시에 가능성도 만든다. 확실한 길은 안전하지만, 그만큼 닫혀 있다. 불확실한 길은 위험하지만, 그만큼 열려 있다. 우리는 그 열린 틈 사이에서 자신만의 방향을 만들어야 한다.

나는 불확실함을 완전히 받아들이진 못한다. 여전히 불안하고, 여전히 계획을 세우며, 여전히 예측하려 한다. 하지만 그 예측이 틀릴 수 있다는 걸 인정하는 순간, 삶은 조금 더 유연해진다. 불확실함은 실패가 아니라, 변화의 공간이다.

불확실성과 함께 살아간다는 건, 흔들림을 인정하는 일이다. 완벽한 선택은 없고, 완벽한 타이밍도 없다. 우리는 늘 부족한 정보 속에서 결정하고, 그 결정 속에서 의미를 만들어간다. 그게 인간다운 삶이다.

오늘도 나는 불확실한 하루를 산다. 내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고, 다음 달의 계획도 흐릿하다. 하지만 그 흐릿함 속에서 나는 나를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된다. 불확실함은 나를 멈추게 하고, 질문하게 하고,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

불확실함은 삶의 결함이 아니라, 삶의 본질이다. 그리고 그 본질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비로소 진짜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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