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함의 미학
나는 완벽을 좋아했다.
정돈된 문장, 깔끔한 계획, 흠 없는 결과.
그것들은 안정감을 주고, 인정받을 수 있는 기준이 되었다.
하지만 그 완벽함은 늘 멀리 있었고,
그 거리를 좁히려 애쓸수록 나는 지쳐갔다.
불완전함은 처음엔 결함처럼 느껴졌다.
실수, 흔들림, 모순.
그것들은 감춰야 할 것들이었고,
드러나는 순간 나는 작아졌다.
하지만 어느 날,
그 불완전함 속에서 이상하게도 따뜻함을 느꼈다.
그건 완벽이 줄 수 없는 감정이었다.
철학자 시몬 드 보부아르는 “인간은 존재하는 동시에 되어가는 존재”라고 말했다.
우리는 완성된 상태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흔들리고, 다시 방향을 잡아가는 존재다.
그 과정 속에서 불완전함은 필연이고,
그 필연을 받아들이는 순간,
삶은 조금 더 너그러워진다.
불완전함은 미완성의 아름다움이다.
완벽한 대칭보다,
조금 기울어진 선이 더 인간적이고,
흠 없는 말보다,
조심스러운 침묵이 더 깊게 다가온다.
우리는 그 틈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그 결함 속에서 진심을 발견한다.
나는 이제 완벽을 추구하기보다,
불완전함을 품으려 한다.
실수한 나,
불안한 나,
모순적인 나.
그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일.
그것은 단순한 수용이 아니라,
하나의 미학이다.
불완전함은 실패가 아니다.
그것은 살아 있다는 증거이고,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우리는 그 가능성 속에서
조금씩 자신을 이해하고,
조금씩 서로에게 다가간다.
완벽은 닫힌 세계지만,
불완전함은 열린 세계다.
그 열린 틈 사이로
빛이 들어오고,
사람이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