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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소리 Mar 02. 2023

핫플 가보기_#1

테디뵈르하우스 & 철길떡볶이

회사 생활을 하며 유일한 후회는 장기 출장과 야근, 주말 출근으로 딸아이의 커 가는 그 소중한 순간을 함께 하지 못한 게 것이었다.

그래서 지난해 출장 없는 업무로 전환했고, 올해 목표 중 하나도 적어도 주말 하루는 가족과 함께 하기다.




전날 아버님 생신으로 거하게 한잔했는데, 아침부터 아내가 잠을 깨운다.

입 안이 까시럽고, 시원한 물 한잔 줬으면 하는데, 깨우기만 한다.

아침으로 진한 해장국이나 한 그릇 했으면 했는데, 무슨 빵을 먹으러 가자고 재촉한다.

심하게 침대를 벗어나기 어려운 아침이다. 

딸아이까지 합류하니 결국 내가 GG 치고 나와서 차에 실려 이동한다.



아내가 우리 둘을 가게 앞에 내려놓고, 주차하러 간 사이에 아직은 찬 아침 바람을 맞으니 전날 마신 술이 달아났는지 정신이 좀 돌아온다. 오는 내내 뒷자리에 널브러진 내게 "여기는 무조건 오픈런해야 한다"라고 했는데, 그래도 일요일 아침이라 설마 했다.

10시 오픈이라 아직 15분이나 남았는데, 이미 우리 앞에 4팀이 줄을 서있다. 그리고 사람들 심리가 비슷한지 우리 뒤로 줄줄이 단 몇 분 새 열 팀은 더 줄을 선다.

사실 이런 웨이팅은 딱 질색인데, 딸아이와 줄 서서 게임을 하고 있다. 오늘은 가족과 함께 하는 날이니까.. 



직장인 마인드로 테디뵈르하우스를 평가를 해보면, 20대로 보이는 젊은 직원 6명이 각자 맡은 일을 하고 있었고, 각 소품이나 인테리어는 빈티지 느낌의 가구와 자재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매장에 가득 매운 손님들과 분리된 공간에서 각자 맡은 빵을 만들고, 포장하고, 음료를 만들고, 계산하고 있었는데, 시스템적으로 매우 분업화가 잘 되어 보였다.

한마디로 블로그나 인스타 하기 좋은 분위기의 베이커리 카페였다. 


정확히 10시가 되자 드디어 문이 열렸고, 우린 다섯 번째 입장이라 꽤 괜찮을 위치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내가 정확히 이름은 알 수 없는 3 가지의 크로와상과 2 종류의 빵을 더 주문했고, 겨울에도 늘 아아만 찾는 아내의 커피와 딸아이의 크림쇼콜라, 그리고 크로와상을 꼭 찍어 먹어야 한다는 목적으로 시킨 피스타치오 라테를 한잔 주문했다. 크로와상의 피스타치오 라테 찍먹은 부드럽고 매우 풍미가 있는 맛이었다.

다른 크로와상들도 보기에 좋더니 바닥하고 달콤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을 만했다. 

가격은 학생들이 찾기에는 좀 부담스럽지 않을까 싶었다. 


입장을 시작하자마자 이미 자리는 만석이었고, 줄 서서 주문하는 사람들로 여유 있게 브런치를 즐기는 것까지는 하지 못하였다. 나오면서 입구에 비치된 웨이팅 태블릿을 보니 대기가 64번으로 나와 있다. 

두 모녀가 보기 좋게 먹으며 즐거워하니, 날도 춥고 몸도 무거웠으나 따라나서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으로 빵을 먹고, 서울역사박물관에서 2시간 남짓 구경하고 체험하다 보니 다시 추출하다.

간단히 분식 먹자는 제안에 아내가 근처 유명한 떡볶이 집을 찾는다.


철길떡볶이집을 찾아갔다.

이번에도 야외에서 먹는다는 말에 내키지는 않았으나 흔쾌히 응한다. 가면 또 잘 먹을 거니까...

외관은 매우 허름하고, 실내도 위생적으로 보이지 않는데,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시간임에도 주문하는 줄이 길다. 가게 앞에 두대 정도 주차가 가능하였으나 이미 자리가 없어서 좀 떨어진 곳에 주차하고 다시 왔다.

연예인 누가 왔었다고 하는데, 어찌들 알고 찾아오나 싶다.


야외에는 편의점 앞에 있을 법한 빨간색 플라스틱 테이블이 4개 정도 있었는데, 바로 옆이 기찻길이다.

몇 분 간격으로 열차가 오고 가는 길 위에서 음식을 먹어 보는 경험이 이 집을 선택한 테마다.

위 사진처럼 선반에 음식을 올려주시면 가져가는 방식이다.

좀 특이했던 점은 미국의 스타벅스에서처럼 이름을 부른다는 것이다. 

음식명과 수량을 주문서(작은 메모지)에 적어서 주문하는데, 상단에 이름을 적는다. 

그런 후에 음식이 준비되면 아주머니가 "00씨 떡볶이 나왔어요." 하신다.

보통 번호로 얘기하는데, 좀 특이하긴 했다.

잦은 출장으로 색깔만 봐도 한눈에 알아보는 KTX, 새마을호, 무궁화 열차를 하나하나 딸아이에게 설명해 

주며 식사를 했다. 정감 어린 부분도 있긴 했으나 그렇게 쾌적한 환경이나 기억할 만한 멋스러운 분위기는 아니었다. 기찻길에 붙어 있는 집들을 보며 주변 사시는 분들은 소음으로 좀 힘들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난 사실 밖에서 식사하는 걸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역시나 군말 없이 함께 했다.

한참을 돌아가니다가 느지막이 점심을 먹으러 간 곳이라 떡볶이, 튀김, 어묵, 라면, 김밥, 순대등 생각나는 주문했는데, 맛으로만 보면 떡뽂이 정도만 괜찮고 두 번 찾아가지는 않을 듯싶다. 


웨이팅까지 해서 식사하는 것을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식구들이 좋아하니 앞으로도 계속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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