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콩사탕 Aug 24. 2021

초등 3학년 영어단어 외우기 고개 넘기

3학년 친구들의 단어시험 분투기

대도시와 소도시의 차이


영어유치원을 다니기도 하고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공부하는 아이들이 많은 대도시와 소도시의 영어공부는 시작부터 큰 차이가 난다. 작은 소도시 학교의 경우 아이들은 3학년에 알파벳 외우기를 시작한다. 학교 교육과정은 분명 3학년 때 부터 영어가 시작된다  하지만 처음 알파벳을 3학년때 배우는 소도시 친구들은 대도시의 학교에서 이미 읽고 쓰기가 잘 되는 아이들과 출발점 자체에서 이미  큰 차이를 가지고 시작한다. 나의 고민은 소도시 아이들도 국가 영어교육과정은 따라가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지점이다.      


교사가 부지런히 단어의 읽고 쓰기를 연습시키고, 외우도록 하고, 일주일에 두 번 있는 영어 시간에 수업 준비를 많이 해서 수업을 진행해도 아이들 중 반은 단어를 읽고 쓰는게 어렵다. 심지어 4,5학년이 되어서도 단어를 읽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초등 3학년에 영어를 처음 배우지만 단원마다 꼭 알아야 공부가 가능한  필수 단어들이 있다.‘ 초등 3학년이면 읽기만 하면 되지 않나요?  단어 시험을 보나요?’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영어 수업에서 단어를 외우지 않고는 어떤 게임이나, 활동도 하기가 어렵다. 적어도 읽는 것은 되야 하고, 쓰는 것이 되면 더 할 수 있는 활동이 늘어난다.     



단어 외우기 산을 넘어


우습게도 학교 이외의 어디서도 영어 공부를 하지 않는 아이들과 영어를 일주일에 2시간 공부해서는 따라가기조차 버겁다. 한 단원에 10개의 새로운 단어를 첫 영어 시간에 나누어주면 3주 정도 한 단원이 끝나기 전에 몇 번의 테스트를 거친다. 읽기도 한 번씩 확인하고, 쓰기도 연습하지만 우리 반 친구들 중 절반인 4명만 간신히 쓰기가 된다. 나머지 4명은 4~5개의 단어만 쓰는 것도 몇 번의 쪽지 시험을 봐야 한다. 그 중 한 명은 아예 쓰기가 안된다. 못 외워서 안되는 것이 아니라 집중이 안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옆에서 시켜도 2분 집중을 하기가 어렵다.      


2학기가 시작되고, go, can, ski, skate, great, dance 같은 단어를 외우는 것이 오늘 끝이 났다. 이제 역할극을 하기 위해 대본을 읽거나, 단어 맞추기 게임 같은 것도 가능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왜 이렇게 억지로 시키냐고도 한다. 하지만 이런 기본적인 학습을 하지 않고 학년이 올라가면 아예 영어를 쳐다보기도 싫어지게 된다. 힘들어도 영어를 처음 배우는 3학년에서 기초를 조금 다져주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나의 고민은 계속된다. 아이들이 영어를 싫어하지 않게 하면서 기초학습은 할 수 있는 방법, 그런 방법은 없을까?    


출발점이 다르면?


쑥쑥 같은 엄마들의 영어 정보 공유 사이트를 보면 초등 1학년이 되기도 전에 영어책을 읽거나, 해리포터 같은 것으로 듣기 연습을 하는 친구들도 숱하게 많다. 3학년에 알파벳을 시작해서, 간단한 문장도 읽기 힘든 친구들과 중학교에 가면 같은 실력이 될 수 있을까? 이러한 학습 격차를 도대체 어디에서 메꿀 수 있을까? 그나마 아이들에게 영어단어 몇 개 외우도록 시키는데도 쉬는 시간 채점을 하고, 못 본 친구들을 잘 설득해서 완전히 외우도록 도와주는 방법을 사용하는 나 역시 계속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는데 말이다.


교사로서의 사소한 고민은 끝도 없다. 내가 맞는 방법을 쓰고 있는 건지, 이렇게 영어 공부를 조금이라도 시간 외 더 쌓아주려고 하는 것이 필요 없는 노력인지, 아직도 자신이 없다. 나는 과연 답을 알고 교사를 마칠 수 있을까?

작가의 이전글 얘들아, 학교로 돌아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