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안정제 대신 글을 쓰겠어요.

불안이 내 숨을 조일 때

by 새미로

몇 년 전, 극심한 이석증으로 처방 받은 약이 신경안정제라는 걸 알고는 처음엔 꽤나 꺼림칙했던 기억이 있다.

직장에서 차마 며칠조차 빠질 수 없는 상황이라 약으로, 깡으로, 눈물로 한 달 가까이 버티면서

약이 주는 몽롱한 잠을 어느 순간 반기는 지경에 이르고서야 나의 꺼림칙함은 무지에서 비롯된 편견임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도,

가족에게 큰 변화가 생긴 것도,

경제적으로 큰 손해를 입은 것도,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삶을 지속하는 동안


내면에 불안이 자리잡고 있는 뭉근한 불편함을 늘 느끼고 있다.


'이러다가 정말 우울증이라도 걸리려나?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엘 가볼까?'라는 생각에 이르자


예방주사 맞기 싫어 병원 문턱에서 난동을 부리는 아이들처럼 아직도 내 마음엔 꺼림칙함이 굳건히 박혀 있음을 깨닫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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