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나비 - She

by 이소

그 노래는 그날 처음 들었다.

잔나비의 She

https://youtu.be/UbSlWaerUIE?si=qLrOL0ID5DdOjYoJ​​


가사보다 멜로디가 먼저 스며들던 저녁이었다.


가로등은 너무 밝고,

내 심장은 그보다 더 조용했다.


그 사람과의 첫 키스는

로맨틱하지도, 극적이지도 않았다.

그냥 갑자기,

조용하게,

너무 덤덤해서

이게 맞나 싶을 만큼 평범하게 시작되었다.


근데 이상하게,


입술이 닿는 순간

노래가 귀에 꽂혔다.

다른 감각은 다 흐릿해졌는데


그 멜로디만은

귀에, 목에, 마음에 걸려서

한참을 앓게 만들었다.


그때는 몰랐다.

그 순간의 음악이

이후의 감정을 얼마나 오래 붙잡는지.


헤어지고 나서도

그 노래만 들으면

입술보다,

그 사람보다,

그날의 공기랑

내 손끝 떨림이 먼저 떠오른다.


이젠 다른 누군가와

다른 계절을 지나고 있지만,

길을 걷다 이 노래가 흐르면

나는 아직도

그날의 나로 돌아간다.


가끔은 그때 그 감정이

내가 누군가를 사랑했다는

유일한 증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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