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등 뒤에 대하여
꽃잎은 바람을 따라 흩날리며, 말없이 작별을 고한다.
아무도 깨닫지 못한 사이, 봄은 저만치 등을 보이고 있었다.
햇살은 여전히 따스하지만, 그 온기 속엔 어딘가 쓸쓸한 기운이 스며든다.
나뭇가지에 남은 꽃은 이제 수줍은 잔상처럼 가냘프고,
대지는 초록의 무성함을 예고하며 계절의 전환을 준비한다.
봄은 우리 곁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사랑처럼, 꿈처럼,
가장 찬란한 순간에 가장 빠르게 지나가버리는 법.
나는 아직 봄에게 전하지 못한 말이 많다.
그늘 아래에서 조용히 피어나던 너의 향기,
처음으로 마음을 흔들던 어느 오후의 빛,
그 모든 순간을 기억하고 싶다고,
그리움은 계절을 붙잡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괜스레 창문을 열어둔다.
혹시 아직 남아 있을지 모를 봄의 마지막 숨결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