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러짐과 끌어안음

by 김막스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모습으로만 알 수 있다


거울 속 모습은 허상에 불과하다

내 앞에 놓인 상대의 눈 속에서

진정한 나의 모습이 드러난다


시간과 우연이라는 제약 속

매번 다른 상대에

투영된 단면의 모습들을 종합하는

그 작업을 통해서야 비로소

나라는 실체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네 자신을 알라

저 유명한 가르침은

골방 속 탐구자를

복잡한 현실 안으로

쉴새없이 등떠민다


그 끊임없는 불안정성과

미끄러짐의 가능성을

온 몸으로 끌어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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