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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심리는 정치와 어떤 관련이 있을까?

경제고통지수로 본 미국 대통령 선거

by 김막스

한국은행이 27일 경제심리지수(ESI, Economic Sentiment Index)를 발표했다. 지수는 기업과 소비자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포착하는데, 이번 12월 수치(83.1)는 코로나19를 수준으로 하락하였다. 특히 지수의 구성항목 중 소비자심리지수의 하락(100.7에서 88.4로 12.2% 하락)이 두드러진다.

경제심리지수의 12월 수치(83.1)는 코로나19를 수준으로 하락하였다. 출처: 한국은행

최근 하락한 심리는 국내 정치 불안정성과 관련이 깊어보인다. 얼어붙은 소비자와 기업의 심리는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켜 경기를 긴축시킨다. 정치적 요인이 경제주체의 심리를 통해 실물경제에까지 파급되는 것이다. 반대로 경제심리가 정치에 영향을 미칠수도 있을까? 미국의 경우를 보자.


미국의 소비자심리지수는 실업률 및 인플레이션과 관련있다. 실업률과 물가가 높으면 소비자 심리도 같이 위축되어 지수가 떨어진다. 아래 그래프는 실업률+인플레이션소비자심리지수간 뚜렷한 음의 관계가 있는 것을 보여준다.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의 합을 경제고통지수(Misery Index)라 부른다. 경제고통지수는 정치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실업률+인플레이션(경제고통지수)과 소비자심리지수간 뚜렷한 음의 관계가 있다. 출처: FRED.
경제고통지수 = 실업률 + 인플레이션

경제고통지수는 지미 카터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주었고, 동시에 재선에 실패하게 했다. 후보시절 카터는 경제고통지수가 높다며 당시 상대방 후보인 포드 대통령을 공격했다. 하지만 정작 재임기간 카터는 경제고통지수를 낮추기는 커녕 오히려 더 높였다. 후임자 레이건은 이를 꼬집어 티비 토론에서 공격했고, 결국 카터는 재선에 실패하여 대통령 자리를 내주었다.

티비 토론을 하는 카터(왼쪽)와 레이건(오른쪽). 출처: gettyimages

최근 재선에 실패한 대통령이 또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다. 바이든 재임기간 동안 경제고통지수는 평균 10.16이다. 반면 트럼프 집권시 지수는 6.91에 불과하였다. 경제고통지수가 트럼프의 손을 들어준걸까? 돌아가신 카터 대통령이 웃으며 이런 말을 남겼을거라 상상해본다. "It is all about the Misery Index. Keep a close eye on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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