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승한 원/달러 환율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특히 이번 상승은 달러 강세(글로벌 요인)와 더불어 우리나라 고유요인(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의 영향이 있어보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환율 상승을 왜 걱정해야하는걸까?
환율상승이 우리나라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자. 금융기관은 크게 은행과 비은행(보험사,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으로 나뉜다.
우리나라 은행은 환리스크 관리를 위해 외화자산을 부채보다 높게 유지한다. 난내외계정(on/off balance sheet)을 모두 고려하면, 은행의 외화자산이 부채보다 많아 신흥국이 겪는 통화불일치(Currency mismatch)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알려져있다.
다만 잠재적인 문제는 (1) 외환파생상품 거래에 따른 변동증거금(Variation Margin) 추가 납부와 (2) 위험가중자산(Risk Weighted Assets, RWA)의 증가이다.
(1) 국내은행의 Buy&Sell 외환스왑 거래를 예로 들어보자. 원화를 주고 달러를 일정 기간 동안 빌리는 거래로, 보통의 거래 상대방은 국내에 지점을 낸 외국은행이다. 현재 시점 환율이 약정한 환율 보다 높을 경우, 달러를 빌려준 상대방은 평가손실을 보게 된다. 평가손실에 따른 추가증거금 요구(흔히 말하는 마진콜)를 받은 국내은행은 보유하고 있는 유동성이 높은 자산(예를 들어 국고채나 통안채)을 납입하게 된다. 이는 고유동성자산의 감소를 가져오고, 은행들의 LCR 비율이 낮아지게 된다.
(2) 환율이 상승하면,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 가치가 상승한다. 보유 자산의 가치 상승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기업에게 빌려준 외화대출이나 기업으로부터 매수한 선물환 등 리스크가 큰 자산도 있기 때문이다. 위험가중자산이 늘면, 보통주자본(CET1)등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한다. 이 때문에 최근 기사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외화표시 자산(외화대출, 해외 채권 등)은 줄이고 원화담보대출 등을 늘리는" 조치를 취했으며, "향후 기업 대출도 선별적으로 시행"한다고 한다.
지난 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환율상승이 우리나라 은행들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이다. 또한 금융당국은 환율상승에 따른 은행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거래적 성격의 외환포지션을 위험가중자산 산출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하였다.
은행의 기본 기능인 자금중개(funding intermediary)는 신뢰를 기초로 한다. 자산건전성에 대한 국내외 규제 비율을 지키지 못하면, 은행은 그 신뢰를 잃어버린다(감독당국의 제재는 물론이다). 이것이 바로 환율 상승이 은행들에게 고민거리가 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