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법을 배우다

<H마트에서 울다>를 읽고

by 김막스

여기 한국인이 있다

비록 한국말은 잘 못하고

외모도 어딘지 모르게 '서양'스러우며

미국 시민권자인

<H마트에서 울다>의 주인공 미셸


엄마는 돌아가셨지만

때되면 한국음식을 떠올리고

재료를 구하러 조금 먼 한인마트에 가고

엄마표 음식의 맛과 향을 떠올리며

요리해 먹는 미셸


한국에서 방문한 이모와 사촌오빠에게

채소와 두부가 가득한 된장찌개를

아침식사로 대접하고,

한인마트에서 파는 김치를 사먹기보다는

직접 배추와 무를 사서 담가먹을 줄 아는 미셸


"한국인은 다들 이렇게 먹어"하고

맛있게 한 입 베어물며

미소를 지어주는 것만큼

다민족 사회에서 한국인임을 드러내고

상대에게 사는 법을 한 수 가르쳐주는

도발적 행위가 또 있을까


이 드넓은 세상 속에서 나로서 산다는 것은

남들이 다 추구하고 욕망하는 무언가에

기를 쓰고 한발 더 앞장서기보다

남들이 보기엔 조금 불편하고 귀찮고 또 힘들어도

내가 가진 입맛(taste)을 잃지 않도록

돋구고 기르고 또 지키는 일이다


이민 2세로서 미국에서 한국인으로 사는 미셸로부터

나 자신을 잃지 않고 단단하게 사는 법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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