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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캐리 청산, 재현될까?

작년 8월과 달리 이번엔 가능성이 작다

by 김막스

이번주(23-24일)에 있을 올해 첫 일본은행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엔캐리 청산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성은 작다.


엔캐리는 엔화 기반 캐리트레이드(Yen carry trade) 투자를 일컫는 말이다. 저금리 통화인 엔화를 차입하여 고금리 통화에 투자하여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전략이다. 캐리 투자 수익은 미일 양국의 금리차뿐 아니라, 자금 투자 및 회수시의 엔/달러 환율에도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spxFi-the-Yen-Carry-Trade.jpeg Source: spxFi

캐리 투자자들은 보통 엔화에 대한 미래 현물환율이 투자 시점의 선물환율보다 높을 것을 기대(엔화 절하)하고, 이자율평형설에 따른 이론가를 상회하는 차익을 노린다. 자금 회수 시점에 엔화가 절하되면 갚아야 할 차입비용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기대와 달리 엔화가 절상된다면, 차입 비용 상승으로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


작년 8월초, 엔캐리 자금 청산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어 놓았다. 당시엔 두 가지 요인이 캐리 자금 회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1) 일본은행의 예상치 못한 금리 인상(2) 미국의 실망스런 고용지표이다.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1) 7월말 일본은행은 예상(0.1% 수준 동결)보다 높은 수준(0.25%)으로 금리를 인상하였다. 물가 상승이 그 이유였다. 이를 시장은 근 17년간 유지했던 마이너스 내지는 제로 금리 정책을 끝내는 것으로 해석했다.

Screenshot 2025-01-22 at 6.41.11 PM.png 7월말 일본은행의 금리인상은 예상을 넘었다. 출처: investing.com

(2) 8.2일에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는 실망스러웠다. 예상(176K)을 하회하는 고용(114K) 수치였고, 실업률(4.3%)은 예상(4.1%)보다 높았다. 뉴스에 시장은 충격에 휩싸였다. 미국의 경기침체까지 거론되면서, 한 달뒤 9월 FOMC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

Screenshot 2025-01-22 at 7.32.29 PM.png 8.2일에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위: 비농업고용, 아래: 실업률)는 실망스러웠다. 출처: investing.com


(1)과 (2)를 종합하면, 미일금리차 축소 및 엔화 절상 가능성으로 캐리 실현 수익률이 하락하였고 대규모 자금 청산이 이뤄졌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전체 엔캐리 자금의 잔액은 506.6조엔(3.4조달러) 수준이었고 청산가능규모는 32.7조엔(0.2조달러, 전체 엔캐리 자금의 6.5%)으로 추정되었다.

Screenshot 2025-01-22 at 7.38.29 PM.png 출처: 한국은행

다시 질문으로 돌아와서, 이번주 일본은행의 금리 결정 이후 엔캐리 청산이 재현될까? 그 단서는 비상업 엔화 선물 순매도 포지션에 있다. 지난 7월말(-107.1K)과 비교했을 때, 현재 규모는 (-29.4K)는 30% 수준이다. 청산 가능 규모가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Screenshot 2025-01-22 at 7.43.19 PM.png


그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요인 (1)과 (2)로 설명할 수 있다. (1) 일본은행 총재는 이미 몇 차례 이번 금리 인상을 예고하며 시장과 소통하였고, 금리 인상(0.5%) 기대가 이미 형성돼있다 (2) 최근 발표(1.10일)된 미국의 고용지표는 시장 기대 이상으로, 미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오히려 늦춰질 거란 예상이 시장에 팽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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