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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관세정책: 이유는?

미국의 지속적 무역적자와 글로벌 불균형 현상

by 김막스

지난 21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이 있었다. 취임연설에서부터 관세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이 기대한만큼 구체적이진 않았지만, 연설을 통해 트럼프의 관세 정책 의지가 확인됐다. 트럼프는 왜 관세정책을 들고 나왔을까?

다른 나라를 부유하게 하기 위해 우리 국민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대신, 우리 국민을 부유하게 하기 위해 외국에 관세와 세금을 부과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모든 관세, 관세 및 수입을 징수하기 위한 대외수입청(External Revenue Service)을 설립하고 있습니다. 외국에서 엄청난 액수의 돈이 우리 재무부로 유입될 것입니다. 아메리칸 드림은 곧 다시 돌아오고 그 어느 때보다 번영할 것입니다. (취임연설 일부 발췌, 조선일보 번역)


미국은 고질적인 경상수지 적자를 겪고 있다. 아래 그림은 98년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를 보고 있는 우리나라와 대비되는 미국을 비교(GDP 대비, 분기별)해준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관세정책을 옹호하는 주요 논거이다.


무역흑자를 통한 국가번영은 16세기 영국의 중상주의자와 결이 닿아있는 주장이다. 당시 중상주의자들의 주장은 데이비드 흄(David Hume)에 의해 무너졌다. 한 나라의 경상수지 흑자나 적자는 지속가능한 글로벌 균형이 아니라는 반박이었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경상수지 적자를 그것도 지속적으로 겪고 있는걸까?

출처: FRED

국제수지상, 경상수지는 대외순자산의 변화와 같다. 즉, 경상수지 흑(적)자는 대외순자산의 증가(감소)를 의미한다. 미국의 지속적 무역적자는 미국 자산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지속적으로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금융시장에서 기축통화국 미국의 자산(국채 등)은 유동성 높은 안전자산으로 인식된다. 98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아시아국은 급격한 자본유출에 이은 환율 절하에 대비하기 위해 외환보유고를 쌓아왔다. 외환보유고에서 미국채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환보유액(23년 기준)의 미달러화의 비중은 70.9%이고 정부채의 비중은 44.8%다.

출처: 월드뱅크

미연준 의장을 역임하고 노벨상을 수상했던 벤 버냉키(Ben Bernanke)는 이를 글로벌 저축 과잉(Global Savings Glut)이라 불렀다.


미국의 지속적 경상수지 적자는 글로벌 불균형(Global Imbalance) 현상이라고 불리며, 학계에서도 연구주제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국제금융의 저명한 학자인 옵스펠트 교수는 최근 이 현상에 대해 버냉키와는 다른 설명을 내기도 하였다.


글을 마무리 하며, 미국의 지속적 무역적자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닌 글로벌 경제 현상이다. 그 해결을 위한 열쇠는 자국우선주의에 입각한 관세정책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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