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옷 입고 나올껄

친구 어머니 빈소를 나오며

by 김막스

아침에 출근을 하고

평소와 같은 하루를 보내다

갑자기 접한 친구 어머니 부고

눈물이 핑 돌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나랑 아무렇지 않게 대화했는데

같이 읽은 논문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갑론을박 했었는데

그 흔한 안부를 묻지 못한

내가 너무 한심하다


명동에서 같이 찜닭을 먹으면서

웃으며 나눴던 대화가 스쳐지나간다

어머니가 아프시다고

살짝 꺼낸 친구의 말은

이러쿵 저러쿵

시답지도 않은 내 이야기들로

금방 묻혀버렸었다

많이 아프시냐고 묻지 못한

내가 너무 바보같다


퇴근 후 곧바로 빈소로 가서

친구를 품에 안고는

미안하다는 말을 전한다

까만 옷을 입지 못해서

어머니 안부를 묻지 못해서

날 보며 지어주던 미소 너머에 있는

그 마음 읽어주지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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