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흐르는 것이라면

by 김막스

한 때는 인생을 산을 오르는 것에 비유했다

저기 저 높은 고지를 오르기 위해

절체절명의 사명감을 가지고

오늘 흘린 땀 한방울은

내 꿈에 더 가까워지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라 여겼다


이제는 인생을 바다에서 헤엄치는 것으로 비유한다

드넓은 바다에선 더 높거나 낮은 목표는 없다

흘러가기 위해서는 파도를 만나야하고

머무르기 위해서는 온 몸에 힘을 빼고

흘려보낼 줄도 알아야 한다


제자리라 여겼던 익숙했던 곳도

어느샌가 돌아보면 이미 저 멀리에

두 손으로 꽉 쥐었던 소중한 것들도

놓아버리고 나서야 내 것이 아님을 알았다


삶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것이라면

오늘 하루 주어지는 자리에서

호흡하고 떠오르는 일

그것만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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