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례로서의 잠

by 김막스

모든 걸 다 가진 사람도

잠은 어쩌지 못한다

밤새 기다려도 안오는 잠은 야속하고

장소불문 막무가내로 쏟아지는 잠은 막기 어렵다


잠은 노오력의 의지가 닿지 않는 무의식의 영역

그 어느 누구도 잠들고 싶을 때

자고 싶은 시간만큼 잘 수 없고

수면의 질도 선택할 수 없다


하루 24시간 중 1/3을 차지하는 이 시간은

낮 시간 동안 빌려쓴 삶의 주도권을 헌납하고

몸과 마음을 신에게 내맡기는 의례의 시간이다


두 손 가득 쥐었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침대라는 제단에 몸을 올리곤 뜻대로 하옵소서

다만 바랄뿐이다 평안한 밤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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