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미국 팀과 일하기
여담이지만, 보통 아시아 사람들이 'No'를 잘하지 못해, 일만 많이 떠안고 시간은 배로 쓰는데, 중간중간에 내용들을 공유하지 않아, 성과 평가 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나도 그랬다. 겸손이 미덕이며, 내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순진한 생각은 일을 시작하며 한 해 두 해를 지나가면서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과대 포장은 하지 않되, 잘 한 부분에 있어선 이야기를 하여 어필하고,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는 당당히 요청을 해야 최소한 일한 만큼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2달간 재택근무를 하면서 느꼈던 힘든 점은...
-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저녁 약속은 살짝 부담스럽다.
- 미국 팀과 겹치는 시간이 제한 적이라 정말 새벽 미팅 스케줄이 빽빽하다. 미팅이 길어지거나 하면, 뒤의 미팅들에도 영향이 있다.
- 미국 금요일에 중요한 미팅이 있거나 중요한 의사결정이 있는 경우, 하는 수 없이 토요일 오전에 일어나 참여한다.
- 일과 삶의 바운더리가 희미해지고, 계속 머릿속에 일할 것들이 남아 있어 유연한 오후 시간도 온전히 즐기지 못한다.
- 하루를 일찍 시작함으로써 아침을 두 끼 먹을 때가 많은데, 결국 하루 4끼를 먹을 때가 있다.
반면에, 오히려 생각지 못한 좋은 점도 많았다.
- 반 강제로 아침형 인간이 되었다. 토요일 일요일에도 5시 반에 눈이 떠지는 건 덤이다.
- 아침에 몰아서 미팅하고, 미국 팀이 퇴근한 점심 전후의 스케줄을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다.
- 점심 이후에 운동을 하러 나가는데 특별한 제약이 없다.
- 월요병이 사라졌다. 월요일을 온전히 미팅 없이, 일에 몰두할 수 있다.
- 아이가 유치원 간 시간에 아내와 오붓하게 데이트할 때도 왕왕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