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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 Aug 13. 2021

또다시 미국

나의 취향 찾기, 가족의 취향 맞추기

2021년 1월 말, 4개월의 길다면 긴, 짧다면 짧은 한국 생활을 마치고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회사 사정으로 당초 계획과는 다르게 혼자 먼저 돌아오게 되었다. 심지어 집도 차도 정리하고 한국을 간 터라, 당장 내가 머무를 곳부터 찾아야 하고, 한 달 뒤에 올 가족이 함께 살 집도 찾아야 했다.



그래서 우리 어디로 가야 할까?

https://www.usnews.com/news/best-states/rankings/education

팬더믹 노마드를 촉발시킨, 그 검색어 "best education system in the united states"의 결과에 따르면, Pre-K12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한에서는 동부를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아니 반대로 말하면 캘리포니아에 남을 이유가 없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연고도 없는 동부로 가자니 예전에 처음 미국 왔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그렇게 도착한 샌프란시스코(?)


사실 바로 동부로 가도 되었으나, 내가 탄 비행기는 태평양을 지나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2주 자가격리를 익숙한 곳에서 해야 한다고 합리화를 하였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제2의 고향 같은 곳이기도 하고, 반가운 가족들도 만날 수 있으니... 그냥 편한 곳에 가고 싶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미국은 주마다 코로나에 대한 정책이 달라서 엄밀히 말하면 뉴욕에 갔을 때도 격리를 해야 하긴 했다.


공항에서 나를 반겨주는 건, 착한 원영이와 새파란 하늘, 그리고 가을 같은 선선한 날씨. 익숙해서 잊어버리고 있었던 캘리포니아의 날씨. 그러면서 왜 뉴욕 가려고 하느냐고 묻는 말에 사실,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이미 비행기 표를 끊어 놓은 터라, 농담 반 진담 반으로 "2주 뉴욕 여행 갔다가 올게요" 라 했는데...


파란 하늘, 그리고 무지개



2주 동안의 머무름 그리고 뉴욕


화창했던 샌프란시스코와는 사뭇 대조되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스산한 뉴욕의 저녁 9시. 거기에 리프트, 우버랑 씨름하느라 저녁 11시가 넘어서 에어비앤비 숙소에 도착했다.


'여기로 오는 게 잘한 결정일까?'


허기진 배를 라면으로 때우며 '안 좋으면 다시 돌아가지 뭐'라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




그래도 뉴욕은 뉴욕, 아니 파크슬롭은 파크슬롭


"짹째액~짹 (일어나)"


창 밖에서 들리는 새 지저귀는 소리에 잠이 깼다.

미팅이 없는 뉴욕의 아침은 한결 여유롭다.


뉴욕의 날씨는 한국과 정말 비슷했다.

겨울이라 차가운 아침 공기, 때때로 내리는 눈,


그리고 여기 파크스롭은 아이들의 천국이다. 그냥 창 밖을 보고 있으면 유모차들이 수시로 보인다. 오죽하면, 파크스롭 커피 포장지에 유모차를 미는 어른을 새겨 넣었을까. 작은 로컬 상점들이 즐비한 곳 (유현준 건축가의 말대로 이벤트 밀도가 높은 곳). 그래서 걸어 다니는 재미가 있는 곳.


눈이 오면, 공원이 눈썰매장이 된다
봄을 맞을 준비


계약한 새 집은 예전에 생각해 놓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는 기준을 모두 만족하지는 않았지만, (집 렌트 값과 물가는 샌프란시스코와 다르지 않다.) 한번 살아보기로 했다.


한 달 뒤에 오는 아내와 아이가 좋아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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