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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울메이트 Oct 24. 2024

『산티아고 순례길 인문기행』
31. 산허리로 옮긴 마을

    (제29일 차 / 사리아~포르또마린)

 

♧ 오늘의 코스


  오늘(10. 24) 코스는 사리아(Sarria)를 출발하여 ▷ 바르바델로(Barbadelo) ▷ 모르가데(Morgade) ▷ 빌라차(Vilacha) ▷ 포르토마린(Portomarin)까지 22.9km를 6시간 걸렸고, 3만 9 천보를 걸었다. 처음 오르막길을 빼면 전체적으로는 평이한 길이다. 사리아 성당에서 직진으로 가면 순례자의 길이란다. 도시를 벗어날 때 7시라서 어둠을 덜 걷어낸 터라 길을 잃을 뻔했다.  

  


♧ 여기가 올레길인가요?


 아침 9시에 사리아 성당에 들러서 여권에 ‘세요’를 찍고 10여 분간 내부를 탐방했다. 최종목적지까지 3일밖에 남지 않았기에 다 왔다는 안도감과, 다른 한편으로는 앞으로도 3일이나 걸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교차했다. 군대 말년에 제대 날짜를 꼽으며 기다리는 기분이다. 


길목에 아름드리 고목들이 즐비하다. 누가 언제 심었는지 알 수 없는 나무들이 순례자들을 엄호하며 웅크리고 있었다. 곳곳에 펼쳐지는 목초지 경계에 돌들로 담을 쌓아 놓아 제주 올레길을 연상하게 했다. 그 모양새는 사뭇 다르지만. 


제주는 화산석인데 이곳의 돌들은 우리나라 산야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돌덩어리를 모아 경계를 표시하고 있었다. 곳곳에 포플러 방풍림도 조성되어 있다. 오늘은 날씨가 좋아지기를 바랐지만 한 때 비를 예고했다. 한두 방울 내리다가 멈추기를 수차례. 이슬비 때문에 비옷을 벗고 걸을 수도 없었다. 


이내 해가 구름 속에서 얼굴을 내밀다 다시 구름 속으로 들어가 버리며 숨바꼭질을 반복하는 변덕스러운 날씨였다. 순례길 대부분이 목장을 지나가므로 축사에서 나오는 악취가 장난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교수와 나는 함께 걸으면서 생애동안 경험했던 에피소드를 주고받으며 걸었다. 


순례길에서 만난 전직 전남대 병원 C박사, 제주에서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안식년을 맞아 순례길을 걷는다는 M교수로부터 길거리 카페에서 포도주 한 잔을 얻어마셨다. 오늘 순례길에는 교수 출신을 4명이 종교에 대한 세미나를 하면서 걸었다.  


♧ 모르가데의 성 야고보의 우물


중세 시대에 한 순례자가 산티아고 순례 모르가데를 지나던 중 매우 지치고 목이 말랐다. 순례자는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우물을 찾아갔지만, 우물은 거의 마른 상태였다. 순례자는 절망하며 기도하기 시작했다. 기도를 드리던 중, 그는 성 야고보의 모습을 꿈속에서 만났는데, 성 야고보가 그에게 우물을 깨끗한 물로 가득 채우는 기적을 일으킬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 순례자가 일어나 우물을 다시 살펴보았더니, 신기하게도 우물에 물이 가득 차 있었고,  맑고 시원했다. 이 기적은 순례자들에게 큰 위로와 희망을 주었고, 마을 주민들도 깊이 감동했다. 이 기적을 계기로 모르가데는 성 야고보의 신성한 장소로 여겨지게 되었고, 많은 순례자들이 이곳을 방문하여 기도를 드리며 성 야고보의 축복을 받기를 기원했다.


  어느덧 오늘의 목적지 포르토마린 인근에 도착했다. 마을로 다가가려면 긴 다리로 강을 건너가야 했다. 미노강에 댐을 쌓았기 때문에 중세 도시는 사라졌고 강 건너 산 중턱에 마을이 생겼다. 우리나라 충북 단양읍이 충주댐 때문에 수몰되어 산중턱에 마을 옮긴 것과 비슷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었다. 


마을로 올라가는 아치 다리가 매우 가파르다. 순례길 어디를 가나 만나면 전혀 반갑지 않은 시설이 오르막 계단길이다. 막바지에 나타난 급경사의 계단은 우리를 끝까지 힘겹게 만들었다. 계단 끝에서 강을 바라보니  발아래 멀리 댐이 보이고 댐에 담긴 강물이 많지 않아도 푸르게 빛나고 있어서 아름다웠다.  


♧ 포르토마린을 위한 성 야고보의 기도


 중세 시대에 포르토마린에 큰 홍수가 발생하여 마을이 물에 잠기게 되었다. 이 홍수로 인해 마을 주민들은 큰 어려움을 겪었고, 성당과 기타 중요한 건물들이 물에 잠겼다. 마을 사람들이 절망하는 가운데, 그들은 성 야고보에게 기도를 드리며 도움을 요청했다. 


포르토마린의 작은 교회에서 성 야고보에게 간절히 기도를 하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성 야고보가 나타나 마을 사람들에게 기적적인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날 밤, 성 야고보가 신비로운 현현 하였고, 다음 날 마을 사람들이 일어나 보니 홍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마을이 다시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주민들은 이 기적을 성 야고보의 은총으로 여겼고, 포르토마린은 신성한 장소로 여겨지게 되었다.


  무인 호텔에 체크인하여 여장을 풀고 저녁 식사를 위해 레스토랑으로 갔다. H교수에게 연락해서 문어와 새우 요리로 저녁식사를 했다. 



♣ 스페인에는 포도주라는 주가 있다.


  포르토마린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하면서 제주에서 온 M교수와 광주에서 온 J교수, 서울서 온 H교수와 함께 포도주 시음잔치를 벌였다. M교수는 리오하에서 사 온 귀중한 포도주로 순례자의 목구멍을 청소했다. 그 에 따르면 포도주 하면 프랑스 와인이 주를 이루는데 그쪽은 값이 비싼 반면에 스페인 와인은 상대적으로 값이 싸고 브랜드화가 덜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M교수는 산티아고 순례길 주변에서 생산된 포도로 생산된 와인의 대강을 설명했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마시려면 가장 먼저 지나가는 나바라 (Navarra) 지역은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이지만 특히 로사도(로제) 와인은 일반적으로 신선하고 과일향이 풍부하여 밝은 핑크색을 띠고 있다. 


다음은  라 리오하 (La Rioja) 지방은 스페인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생산지 중 하나인데, 여기서 생산되는 템프라니요 포도는 풍부한 과일 향과 부드러운 탄닌이  특징이다. 이 포도로 빚어지는 포도주는 로그로뇨 (Logroño)에서 와이너리를 방문하여 시음할 수 있다. 


한편, 리베라 델 두에로 (Ribera del Duero)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은 높은 고도와 온화한 기후 덕분에 강렬하고 복합적인 레드 와인을 생산한다. 로블레 와인은 짧은 기간 동안 오크통에서 숙성된 것이 특징이다. 세 번째는 비에르소 (Bierzo) 지역에서 생산된 멘시아 포도는  적당한 산미와 신선한 과일 맛을  특징으로 한다. 


이를 재료로 빚은 와인은 비교적 가볍고 향이 풍부하다.  이 와인은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 (Villafranca del Bierzo)에서 즐길 수 있다. 갈리시아 (Galicia) 지역에는 청량한 화이트 와인은 알바리뇨(Albariño)와 고데요(Godello) 품종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알바리뇨는 상쾌하고 과일 향이 강하며, 고데요는 조금 더 풍부하고 복합적인 맛을 자랑한다. 이들 와인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Santiago de Compostela)에 가서 맛볼 수 있다. 그러나 콤포스텔라에서는 스페인 북부지역의 모든 와인을 다 마실 수 있다. 


 ♣ 종교 및 가톨릭에 대한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의 질문:16,17,18.


 16. 성경에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을 낙타(약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에 비유했는데 부자는 악인이란 말인가? 


   성경에서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이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에 비유된 구절은 마태복음 19장 24절에 나옵니다. 이 비유는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기 어려운 이유를 강조하는 것으로, 부유함이 종종 사람들을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멀어지게 만들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부자가 반드시 악인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부유한 사람이라도 하나님을 신뢰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올바른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물질적인 부가 아니라 그 부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이 비유는 부자에 대한 일반적인 판단이 아니라, 물질적 소유가 신앙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경고하는 메시지로 이해해야 합니다.


    17. 이태리 같은 나라는 국민의 99%가 천주교도인데, 사회혼란과 범죄가 왜 그리 많으며 세계에 모범국가가 되지 못하는가?


  이탈리아처럼 대다수의 국민이 천주교 신자인 나라에서 사회 혼란과 범죄가 발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합니다. 


  첫째, 종교적 신앙이 높다고 해서 항상 도덕적인 행동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신앙과 실제 삶 사이의 간극이 존재할 수 있으며, 사람들은 종교적 가치관을 일상생활에 적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신앙이 단순한 문화적 정체성으로 남아있다면, 그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둘째, 이탈리아는 지역별 경제 차이가 크고, 남부와 북부 간의 경제적 불균형이 심각합니다. 경제적 어려움은 범죄율과 사회 혼란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실업률, 소득 불평등 등은 사회적 불만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셋째, 이탈리아는 마피아와 같은 범죄 조직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직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며, 불법적인 활동을 통해 부와 권력을 축적합니다. 이와 함께 정치적 부패 문제도 심각하여, 신뢰할 수 있는 법적 시스템의 부재가 범죄와 혼란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넷째. 특정 문화에서는 가족이나 지역 사회의 연대감이 강해 범죄가 은폐되거나 묵인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범죄가 발생해도 외부에서 쉽게 드러나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다섯째, 나라의 법 집행의 비효율성이나 사법 시스템의 문제는 범죄 해결과 예방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범죄를 예방하고 처벌하기 위한 체계적인 노력이 부족하면, 범죄가 만연할 수 있습니다.


   여섯째, 이민자 문제, 인종 차별, 정치적 분열 등 다양한 사회적 갈등이 사회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사회가 단결되지 못하면 범죄와 혼란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결국, 종교적 신앙이 높다고 해서 사회가 반드시 안정적이거나 범죄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범죄와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8. 신앙인은 때때로 광인(미치광이)처럼 되는데, 공산당원이 공산주의에 미치는 것과 어떻게 다른가? 


   신앙인과 공산당원이 극단적인 믿음을 가지게 되는 현상은 몇 가지 유사한 점이 있습니다. 

  첫째, 신앙인이나 공산당원 모두 자신이 믿는 바에 대해 강한 신념으로 인해 종종 비이성적인 행동이나 생각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둘째, 두 집단 모두 자신의 신념을 공유하는 사람들과의 강한 유대감을 느끼며, 집단 내에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려고 집단 외부에 대한 적대감이나 배타적 태도를 보일 수 있습니다.


  셋째, 신앙인이나 공산당원 모두 자신의 믿음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강한 욕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때때로 극단적인 행동을 정당화하게 됩니다.


 반대로 신앙인과 공산당원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신앙인은 일반적으로 신이나 초월적 존재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하며, 이는 종교적 가치와 도덕 기준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반면, 공산당원은 이념적 믿음에 따라 사회적, 경제적 변화를 추구하는 정치적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둘째, 신앙인은 주로 개인의 영적 성장과 구원, 공동체의 복지 등을 목표로 삼는 반면, 공산당원은 주로 사회적 평등과 자본주의의 극복 등을 목표로 합니다. 이러한 목표는 종종 서로 다르게 해석되고 실행됩니다.


   셋째, 신앙인의 극단적인 행동은 종종 개인적 신념이나 종교적 열정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고, 특정 상황에서 발생하는 신앙의 왜곡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반면, 공산당원의 행동은 정치적 상황과 권력 구조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그 결과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큽니다.


   넷째. 종교적 신념으로 인해 나타나는 극단적인 행동이 개인의 신앙 문제로 제한될 수 있지만, 공산당원의 극단적 행동은 정치적 권력을 행사하거나 사회를 변혁하려는 목적에서 발생하므로 더 광범위한 사회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과격 신앙인과 공산당원 모두 자신의 믿음을 극단적으로 고집할 수 있지만, 그 믿음의 본질과 목표, 그리고 행동의 맥락이 다르기 때문에 각기 다른 사회적 결과를 초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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