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난 50년 동안 책 사기와 책 읽기와 글쓰기, 그리고 여행을 취미로 즐기며 살아왔다. 누군가가 여행은 이동하면서 하는 독서요,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라고 말했다. 여행하면서 책 사기와 책 읽기와 글쓰기를 병행한다면 4개의 취미 활동을 동시에 챙겨서 즐기는 셈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던 내가 어렵게 시작했던 가톨릭 교리 공부를 일시 중단하고 순례길을 찾았다. 이 기회에 종교 특히 기독교에 대한 실체에 대하여 깊이 있는 지식을 축적하고 싶어서 공부하면서 순례길을 아내와 함께 완주하면서 느낀 감동을 시시각각으로 반추하고 있다.
가톨릭 예비신자가 33일 동안 산티아고 '프랑스 순례길'로 유학(?)을 떠나 전 구간 800km에 안에 있는 170개의 마을과 300개 이상의 가톨릭 유산과 유적을 주마간산식으로 나마 섭렵한 감회는 실로 남다르다.
그동안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기를 담은 책들이 꽤 많이 출간되었다. 그것들은 주로 일기체로 매일 순례자들과의 어울리는 장소가 다르기 때문에 나날의 즐겁거나 고생스러운 에피소드를 담아 전달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느껴진다. 그들이 외국 순례자와 나눈 대화가 상호 간 언어의 장벽 앞에서 얼마나 깊이가 있는 대화를 나누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나는 기껏해야 영어로 상대방의 호구조사나 어정쩡한 농담 따먹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음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나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은 뒤 이 길을 걷고 싶은 사람들에게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고자 "F학점 천재들 TV"에서 34개의 동영상을 만들어 공유하였다. 그 과정에서 관련 책이나 유튜브를 시청하면서 느낀 점은 거의 여행기나 기행문들이 많았다. 이에 저자는 다른 작가들이 소극적으로 다룬 '인문학'에 초점을 맞추어 집필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순례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소감을 수필로 여행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노하우를 중심으로 편집하였다. 따라서 "산티아고 프랑스길 인문여행(상)과 (하)에서 발췌하여 편집하였다. 저자는 산티아고 프랑스 순례길(El Camino Francés)에 연관된 인문적 지식인 지리, 역사, 문화, 문학, 영화, 종교, 전설이나 기적을 최대한 연관시켜 '순례길'의 실상과 내면을 보다 깊숙하게 들여다보는데 초점을 두었다.
순례길 여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동행했고 이 책을 쓰는 과정에서 필요한 기억을 재생해 준 아내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이것이야 말로 부부동반 자유여행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기행 하면서 얻은 인문적인 지식과 정보를 이 책으로 독자들과 공유함으로써 그들이 행복을 누리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큰 영광으로 생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