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psychose)란 무엇인가? (2)

정신병들인가, 아니면 단일한 ‘정신병’인가

by Hyun Lee

19세기 초 정신의학은 “정신질환은 사실상 하나의 동일한 병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 것”이라는 이른바 ‘단일 질병 가설’ 위에서 발전했다. 독일 정신과 의사 그리싱어(1845)는, 프로이트가 자주 인용했던 인물인데, “기본 우울 상태”와 함께 Einheit Psychose(단일 정신증) 개념을 제시했다.


비록 의학은 이후 이 가설에서 점차 멀어졌고, 19세기말 이후에는 여러 유형의 증상을 구분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지만, 여전히 많은 정신병리 저작들에서는 “정신병(the Psychosis)”이라는 단수형 표현이 사용된다.


즉, 표현 방식이나 겉모습은 다를지라도 그 이면에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하나의 근본적 장애가 있다는 전제가 여전히 유지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장애의 본질(essence)을 특정 과정이나 기제 하나에 한정해 규정하고, 그 외의 차이들(예: 조현병 vs. 망상증)은 부차적인 차이로 취급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다른 전통에서는, 정신병을 서로 환원될 수 없는 서로 다른 임상적 장애들로 본다. 그러나 이들 사이에는 정체성 붕괴, 현실 변형과 같은 공통적 특징이 존재하기 때문에,


• 조현병

• 망상증

• 급성 정신증


등을 묶어 하나의 “정신병적 범주”로 기술한다.


차이는 첫 번째 관점처럼 차이를 지워버리기보다, 각 장애 간 차이를 적극적으로 드러내어 기술한다는 점에 있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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