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설계자와 파시즘의 논리

나치즘의 발전으로서의 현대경영의 논리

by Hyun Lee

샤푸토Chapoutot는 『복종의 자유: 매니지먼트, 오늘날의 나치즘, Libres d’obéir : Le management, du nazisme à aujourd’hui』에서 나치의 관리이론이 1945년 이후 기업·공공경영으로 재등장했다고 말한다. 특히 그는 나치 시기 이론가이자 SS 장교였다가, 서독 최대 경영 학교를 설립한 라인하르트 횔른(Reinhard Höhn)을 분석한다.


횔른은 나치 시기 Auftragstaktik(임무형 지휘), 목표만을 제시하고 현장의 자율성과 창조성을 강조하는 지휘 체계를 구축했다. 더나아가 그는 국가는 목표를 이룩하기 위한 장치일 뿐이며, 권력은 목표만을 부여하고, 국가·기관·에이전시는 그 목표를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말한다.


전범에서 벗어난 그는 이후 자신의 비즈니스 스쿨을 새우고 “임무형 통치”를 경영 이론에 그대로 적용한다. “목표는 위에서, 수단은 아래에서 자유롭게.” 즉, SS의 지휘·관리 논리가 ‘현대 경영’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피터 틸이나 일론 머스크가 제시하는 비전(혹은 철학)의 이면에는 이러한 ‘현대 경영’ 논리가 숨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국가나 민주주의를 비효율적인 것이며, 창조성과 혁신성을 가로막는다고 보는 틸의 시선은 공동체를 숙의의 공간이 아니라 미션을 위한 하나의 ‘조직’ 또는 ‘프로젝트’로 환원하려는 사유에 가깝다. 이때 사회는 더 이상 시민들이 함께 규범을 구성하는 장이 아니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동원·배치·평가되어야 할 ‘인적 자원’의 집합으로 전환된다.


그리고 머스크는 이를 실천하는 관리자의 언어를 구사한다. “시간이 없다, 우리는 인류를 구해야 한다“라는 그의 언어는 실제로 나치 장교들의 언어 “행동하라. 목표는 역사가 정한다”의 언어와 닮아 있다. 머스크가 말하는 ‘인류’는 나치즘이 주장했던 ‘종족의 역사적 필연’의 테크노 버전이다. 이들의 관점에서 민주적 절차와 권리의 보장은 ‘속도’와 ‘성과’를 방해하는 마찰 비용으로 간주된다. 즉 실리콘벨리의 사회화이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