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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ssDot Jan 17. 2024

혐오와 차별 4편

차별이 사라져야 하는 이유

지금까지 혐오와 차별이 인간사회에 만연한 이유를 알아보았다. 우리는 혐오와 차별이 건강하지 못한 것임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그 이유에 대해서도 고민해보아야 할 것이다. 그 이유를 진단하기 전에 앞서 필자는 혐오라는 감정이 아닌 차별이라는 행위에 더 집중하고자 한다. 앞서 언급했듯 혐오는 인간에게 있어 자연스럽고 필수적인 감정이기 때문에 이를 근절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고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혐오가 양산하는 차별이라는 행위가 근절되어야 하는 이유에 포커스를 맞춰보고자 한다. 




 먼저, 차별은 도덕적으로 정당하지 못한 행위이다. 차별은 한 개인의 선천적 특성에 기인해 행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고 후천적인 특징 또한 대상이 된다. 선천적 차별의 대표적 예시로는 오래전부터 행해졌던 인종, 민족, 성별 등에 기인한 차별이 있다. 선천적 특성을 바탕으로 한 차별이 더욱 심각한 이유는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차별일뿐더러 개인의 정체성을 침해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후천적 특성에 기초한 차별 또한 옳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후천적 특성이라 한다면 경제력, 직업 등의 사례를 들 수 있겠다. 후천적 특성에 기초하는 차별은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천적 요소에 근거한 차별보다는 상대적으로 심각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후천적 요소에 근거한 차별 또한 개인의 노력을 강력하게 부정하고 폄하하는 부작용을 양산하기 때문에 지양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차별은 이해타산의 관점에서도 건강하다고 보기 힘들다. 사회 갈등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정체성이 침해당하고 극복 불가의 현실에 좌절한 개인은 이를 내면화하여 일탈 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 가지 예시로, 방구석 폐인이라고 반복적으로 낙인찍힌 개인은 이를 내면화하여 스스로를 방구석 폐인이라고 인식하게 된다. 이로 인해 스스로 비생산적 행보를 보이고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개인이 저지른 일탈 행위는 갈등을 야기하고 이와 같은 과정이 사회 전체적으로 확산될 경우 사회 갈등으로 변모한다. 갈등으로 물든 사회는 건강성을 잃게 되고 생산적이지 못한 사회가 되며 이는 궁극적으로 사회의 퇴보를 불러일으킨다. 차별이 반드시 근절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이번에는 차별의 근절이 불러일으키는 긍정적 효과에 대해 알아보자. 미국의 도시계획학자 리처드 플로리다는 그의 저서 『도시와 창조 계급』을 통해 포용성이 도시 발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가 주장하는 3T 이론은 게이 지수와 연관해 도시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3개의 T가 있다고 말한다. 게이 지수가 높은 도시와 기술적으로 발전한 도시가 일치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게이 지수와 도시 발전의 상관관계를 설명하기에 앞서 3T 이론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리처드 플로리다는 도시가 발전하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로 3T를 꼽는다. 3T 중 첫 번째 T는 기술(Technology), 기술의 수준이다. 두 번째 T는 재능(Talent), 재능 있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 T는 관용(Tolerance), 서로 다른 개인과 집단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자세다. 이 3개의 T는 서로 인과관계를 갖는다. 

관용적(Tolerance)인 사회 분위기가 다양한 재능(Talent)을 불러 모으고 재능들이 모여 기술(Technology)을 발전시킨다. 


 게이 지수와 도시 발전의 상관관계는 포용성의 차원에서 설명할 수 있다. 게이 지수란, 해당 도시의 거주하는 게이의 비율을 의미한다. 게이 지수가 높을수록 해당 지역에 게이가 많이 거주한다는 뜻이다. 가장 마지막까지 차별받는 소수집단인 게이가 많이 거주한다는 것은 도시의 포용성이 높음을 의미하고 이는 앞서 설명한 3T의 상관관계에 의거해 게이 지수가 높을수록 도시가 발전한다는 주장을 납득시킨다. 한마디로 게이들이 많이 거주할 정도로 포용성이 높은 도시는 온갖 괴짜들과 창의력을 가진 재능들을 불러 모으고 이는 기술의 발전으로 이어짐을 말한다. 궁극적으로 도시의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게이들이 많이 거주하는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는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가 위치한 기술적으로 진보한 도시이며 LA는 할리우드가 위치한 문화 발전의 선두주자 격인 도시다. 이 두 도시가 위치한 캘리포니아 주(州)는 미국에서 GDP가 가장 높은 주다. 게이 지수와 도시 발전의 상관관계를 증명하는 사례이다.

 

이와 같은 연구와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들을 통해 우리는 차별의 근절이 불러일으키는 기대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차별의 근절은 도덕적인 명분에서도 물론이거니와 이해타산의 관점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핵심 요약   

-차별이 근절돼야 하는 이유
1. 개인의 정체성과 노력 등을 침해하고 폄훼하므로 도덕적으로 옳지 못하다
2. 사회적 갈등을 야기해 건강성을 저해한다
3. 차별의 근절을 넘어 관용적인 사회에 도달할 경우 사회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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