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ossDot Dec 20. 2023

자본과 정의 3편

가장 합리적이고 정의로운 사회 ; 자본주의 - 본론(1)

2.1. 자본주의  

   


2.1.1. 자본주의란

자본주의, 매우 흔히 들어보았을 단어이다. 개인주의, 이기주의, 공동체주의 등등 ‘~주의’라는 단어는 우리 일상 속에 비재해 있다. 이는 주의 앞에 붙는 단어를 추구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그렇다면 자본주의는 자본을 최우선으로 추구한다는 의미를 가지는 단어라고 유추해 볼 수 있겠다. 우리의 상식 안에서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발상이다. 인간의 삶 속에서 흔히 돈이라고 불리는 자본은 우리와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도래한 지 오래되지 않은 이념이지만 인류는 선사시대 때부터 다양한 형태로 자본의 거래를 통해 삶을 영위해 왔다. 다시 말해, 자본주의가 도래하기 전에도 자본은 인간의 삶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본주의는 과연 무엇인가? 사실 자본주의의 구체적 개념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세간에서 흔히 얘기하는 자본주의의 특징은 개인의 자본 소유를 인정한다는 점이다. 단적인 예로 공산주의와 비교해 보자. 공산주의 사회에서는 개인의 자본 소유를 인정하지 않는다. 국가가 모든 자본을 독점하는 형태이다. 이와 반대로 자본주의는 기업이나 개인이 생산수단이나 재산을 가진다. 개인은 노동 시장 속에서 자신을 상품화하여 기업에게 노동력을 공급하고 기업은 그 노동을 구매하여 기업의 이윤을 추구한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에게는 임금이 지급되어 개인은 이를 통해 사적 재산을 소유한다. 이 개념을 자본주의의 의미로 간략하게 정의하고 넘어가도록 하자.

#핵심 요약
자본주의 - 개인의 자본 소유 인정
공산주의 - 개인의 자본 소유 불인정

2.1.2.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체제 경쟁

21세기 현대 사회에서 자본주의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는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 1991년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된 이래로 자본주의가 공산주의와의 체제 경쟁을 승리했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그렇다면 자본주의가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위해 우리는 공산주의의 특징 또한 살펴보아야 한다. 앞서 약술했듯이, 공산주의는 개인의 재산 소유를 인정하지 않는다. 언뜻 보면 매우 비합리적이고 강압적인 이 이념은 사실 이상적인 발상에서 출발한다. 모두가 평등한 사회를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을 것이다. 공산주의 이념의 목적지는 바로 모두가 평등한 사회이다. 이러한 이유로 개인의 재산 소유를 강하게 부정하고 모든 재산을 국가가 독점한다. 개인의 자본 소유는 곧 빈부의 격차를 불러일으킨다는 이유 때문이다. 국가가 자본을 독점한 후에 이를 모든 구성원에게 공평하게 배분할 때, 모두가 평등한 사회를 비로소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먼저 공산주의가 왜 생겨났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1789년 프랑스혁명 때로 돌아간다. 1789년 프랑스는 루이 16세를 중심으로 한 절대 왕정 아래 가난과 핍박에 시달리는 암흑기를 보내고 있었다. 이에 결국 프랑스 시민들은 부르주아 계층을 중심으로 혁명을 일으켰고 마침내 1793년 루이 16세를 단두대에서 처형함으로써 혁명을 성공시켰다. 이후 부르주아 계층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본가 계층으로 변모하였고 또 다른 계층인 프롤레타리아가 생겨났다. 여기서 프롤레타리아는 생산수단을 갖고 있지 않은 노동자 계층을 의미한다. 쉽게 말하자면 현재 우리 삶 속에서 부르주아가 기업가, 프롤레타리아가 직원 정도라고 말할 수 있다.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두 계층에는 빈부격차가 확연히 존재한다. 물론 예외적으로 대기업이나 전문직 종사자는 생산수단을 갖고 있지 않음에도 부유한 경우가 더러 존재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은 것이 실정이다. 공산주의는 바로 이 양극화에서 출발한다. 

공산주의는 사회의 모든 병폐와 불평등이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에서 출발한다고 본다. 하여 개인주의와 이윤 추구를 위한 사적 재산 소유를 전면 부정하고 모든 생산과 분배를 국가가 독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공산주의가 양극화가 없는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이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공산주의는 생산 수단의 소유 여부에 따라 발생하는 양극화를 타파하기 위해 등장한 이념이라는 것이다. 19세기 후반에 들어서며 칼 마르크스(Karl Marx)와 프리드리히 엥겔스(Friedrich Engels)에 의해 확립된 공산주의는 부르주아 계급에 대한 노동자들의 투쟁을 외치며 자본주의와 극명히 대립하는 형태를 보이게 되었고 20세기 초 레닌에 의해 더욱 유행하게 되었으며 1991년 소비에트 연방의 해체에 이르기까지 자본주의와 첨예한 대립을 지속하였다. 

그렇다면 한 세기 동안 자본주의와 첨예한 대립을 통해 인류를 양분하다시피 했던 공산주의는 어째서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을까? 그 대답은 경쟁의 부재에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끊임없이 타인과 경쟁한다. 학창 시절에는 급우들과 성적으로 경쟁하고 사회초년생이 되어서는 취업을 위해 스펙으로 경쟁하고 회사의 직원이 되어서는 타사와, 잔인하게는 승진을 위해 동료들과도 경쟁을 하게 된다. 다소 잔혹해 보일 수 있는 이 경쟁은 공교롭게도 발전을 야기한다. 모두가 최고를 위해 노력하게 되고 그 구성원들이 모여 집단의 수준을 끌어올린다. 이것이 두 이념대립의 승패를 가른 핵심이다. 거듭 말했듯이 공산주의 사회는 개인의 사적 재산을 부정한다. 이는 개인의 노력과 관계없이 모든 구성원들에게 똑같은 양의 재산이 분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가지 예시를 들어보자. A라는 공산주의 국가의 총생산은 100이고 A 국가의 총인구수 또한 100이다. 하여 A국가의 개인에게는 1이라는 재산이 배급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A국가의 b라는 사람은 열심히 노력을 하여 국가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고 이 덕에 A 국가의 총생산은 110으로 증가했다. b의 노력을 통해 국가 총생산이 10이나 증가한 것이다. 그런데 A국가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분배하는 것이 변하지 않는 원칙이다. 하여 b는 결국 본인이 총생산의 10%를 증가시켰음에도 110이라는 총생산을 100으로 나눈 값, 1.1을 받게 되었고 다른 구성원들은 기존과 똑같은 노력을 들여 0.1의 배급을 더 받게 되었다. 이와 같이 개인의 노력만큼 그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사회에서 부단히 노력하는 개인은 존재하기 힘들 것이다.

결국 노력이 부재한 국가는 발전을 추구하기 힘들고 이는 국부의 축소로 귀결된다. 이는 곧 구성원들에게 돌아가는 배급의 감소로 이어진다. 2차 세계 대전 이후로 본격적으로 시작된 자본주의 진영과 공산주의 진영의 경쟁은 공산주의 국가들의 경제적 쇠퇴로 인해 자본주의 진영의 승리로 점차 기울어지고 1990년 동독이 서독에 흡수통일이 되고 미하일 고르바초프 서기장의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에 반대한 보수파의 쿠데타를 계기로 발트 3국의 독립이 승인됨에 따라 동유럽의 민주화가 전개된다. 결국 1991년 소비에트 연방은 해체를 선언하고 옐친을 중심으로 한 러시아연방공화국으로 탈바꿈하게 되며 지금의 우크라이나, 벨라루스를 비롯한 많은 동유럽 국가들이 이때 독립하게 된다. 이렇게 공산주의는 경쟁의 부재라는 대목 아래 쇠퇴를 맞이하게 된다.      

페레스트로이카 정책 = 미하일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1985년에 시도한 개혁·개방 정책

#핵심 요약
1. 공산주의는 개인의 재산 소유에서 발생하는 양극화를 타파하기 위해 등장
2. 그러나 개인의 재산 소유를 인정하지 않는 공산주의 사회는 경쟁이 부재함
3. 경쟁의 부재는 국부 증대의 저해 요소로 작용
4. 이로 인해 자본주의와 경쟁에서 패배


2.1.3. 자본주의 속 구성원들

지금까지 자본주의 체제가 대세가 된 과정을 살펴보았다. 다시 자본주의의 특징에 조금 더 집중해 보도록 하자. 공산주의와는 달리 자본주의에서는 생산 수단과 재산의 사적 소유가 인정된다. 개인이 사적 재산을 소유하고 이를 통해 개인의 삶을 영위해 가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큰 원리이다. 농업이 주를 이뤘던 중세 시대에는 농토를 가진 영주와 그 밑에서 소작농을 하는 농노, 산업 혁명 이후에는 공장과 같은 생산 수단을 가진 부르주아 계층과 그러지 못한 프롤레타리아 계층으로 나눠졌던 것과 마찬가지로 현대 사회에서도 계층을 생산 수단의 소유 여부에 따라 구분을 지을 수 있다. 자본가와 노동자, 좀 더 일상적인 표현으로는 사장과 직원이다. 

다만 현대 사회의 계층 간 대립은 이전 시대의 대립과 명확한 차이점을 지닌다. 잠시 농노(農奴)라는 단어에 주목해 보자. 노(奴, 종 노)라는 음절은 노예(奴隸)라는 단어에도 포함되는데, 이는 농노라는 단어에 노예와 같이 착취한다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고 유추할 수 있게 한다. 물론, 농노는 노예와는 달리 혼인과 가정을 꾸리는 것이 가능했고 집과 작은 밭을 소유할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어의 어원을 통해 농노가 현대 사회의 노동자보다는 더 불합리한 대우를 받았다고 추정할 수 있다. 프롤레타리아는 어땠을까? 산업 혁명 이후로 상인 계급에서 부를 통해 생산 수단을 소유하게 된 부르주아 계층은 노동자들을 고용하여 생산 수단을 활성화시켰다. 이 과정에서 부르주아 계층은 본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임금 무단 삭감, 임금체불, 부당해고 등을 통해 노동자 계층을 착취하였다. 이러한 현상들은 20세기 중후반까지 지속되었으며 현재 개발도상국에서도 고쳐지지 않고 있다. 

한국을 예시로 들어보자. 모두들 전태일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노동 착취를 이기지 못하고 평화시장에서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자살을 한 인물이다. 이후 한국에는 노동조합이 속속 생겨났고, 이를 아우르는 민주노총, 한국노총 같은 노동조합 총 연맹들이 생겨났다. 이들의 주된 목적은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보호하는 것이다. 이렇듯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생산 수단을 가진 기업가와 그렇지 않은 노동자, 그리고 노동자들의 집합체인 노동조합, 또 이들 간의 갈등을 중재하고 노동 시장을 감독하는 정부로 구성된다. 노동조합은 노동자와 기업가의 이해관계 속에서 노동자의 권리를 증진시키고 정부 또한 이들이 권리를 침해당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중세 봉건 시대 및 근대와는 매우 다른 모습이다. 이를 통해 현대 사회의 노동자 계층이 겪는 불평등이 이전 시대의 불평등보다는 많이 해소가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핵심 요약
1. 개인이 사적 재산을 소유하고 이를 통해 개인의 삶을 영위해 가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큰 원리
2. 이전 시대와 마찬가지로 현대에도 계급 간 불평등 존재, 그러나 권리와 대우의 면에서 많이 완화됨
ex)
중세 - 영주 vs 농노
근대 - 부르주아 vs 프롤레타리아
현대 - 사장놈(?) vs 직원
매거진의 이전글 자본과 정의 2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