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창문 너머로 여름밤 공기가 흘러든다.
오늘 하교길에 매미소리가 유독 크게 들렸다. 뜨거운 햇살 아래 그림자도 짙어지고,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열기가 아지랑이처럼 흔들렸다. 그 순간이 왜 이렇게 뭉클하고 그리웠을까.
요즘 자꾸 이상한 생각이 든다.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고, 이 순간들이 다 사라져버릴 것 같다고.
친구와 나누는 소소한 대화들, 에어컨 바람이 살짝 닿는 교실 뒤편, 급식실 냉면 국물의 시원함. 이런 게 다 추억이 되어버릴 거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어른이 된다는 건 이런 걸까. 지금 이 순간들을 더는 당연하게 여기지 못하게 되는 것.
그래도 괜찮다. 오늘의 나를 기억해두고 싶다. 매미소리를 들으며 괜히 센치해졌던 열아홉의 마음을, 이 계절의 무더위를, 이 시간의 농도를.
언젠가 어른이 된 내가 이 글을 다시 읽게 된다면, 그때도 이 마음을 기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