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

닿을 수 없는 자유를 바라보다

by 채연

나는 오래 전부터 어항을 바라보는 게 이상하게 슬펐다.

투명한 유리 속에서 물고기들은 끊임없이 헤엄친다. 그 작은 세상 안에서 태어나고, 먹고, 돌고, 또 돌며 살아간다. 바깥을 향해 눈을 돌려도, 그들에게는 결코 닿을 수 없는 벽이 가로막혀 있다. 마치 세상이 눈앞에 있지만, 끝내 닿을 수 없는 것처럼.

어릴 때는 단순히 예쁘다고만 생각했다. 작은 물고기들이 반짝이며 헤엄치는 모습이, 마치 내 방 안에 바다가 들어온 것처럼 신기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그것은 바다가 아니라, 바다를 흉내 낸 작은 감옥이었다는 걸. 물고기들의 세상은 투명했지만, 동시에 너무도 닫혀 있었다.

가끔은 내 모습이 그 어항 속에 겹쳐 보인다. 정해진 길을 따라가고, 벽을 알면서도 부딪히고, 자유를 꿈꾸면서도 끝내 벗어나지 못하는 나. 어항은 물고기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쩌면 나 자신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밤에 불을 끄고 어항 불빛만 켜 두면, 물고기들이 서성이는 그림자가 벽에 드리운다. 그때마다 묘한 쓸쓸함이 밀려온다. 우리는 결국, 조금 더 넓거나 조금 더 좁은 어항 속을 살아가는 게 아닐까. 자유를 말하면서도, 끝내 벗어나지 못하는 투명한 벽 안에서.

어항 속 물고기가 바라보는 세상은 언제나 멀고, 닿지 않고, 아득하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계속 헤엄치는 모습이 애처롭게 아름답다. 그리고 나는 그 모습에서 어쩔 수 없이 내 자신을 본다. 언젠가 저 벽을 넘을 수 있을 거라 믿으면서도, 이미 그 벽을 삶으로 받아들여 살아가는 나를.

그래서 어항은 나에게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그것은 매일의 슬픈 거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