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다 잠들고 점심때쯤 일어나서, 씻으려고 화장실에 들어가다 너의 울음소리를 들었어.
밥을 먹고 나는 달걀 프라이를 조금 남겼어.
너한테 주려고 그랬어. 네가 좋아하는 음식이니까.
가족들에게, "고양이는 어디 있어?" 하고 물었어.
그저께까지만 해도, 어딘가에 숨었으니 곧 나올 거라고 모두가 그랬는데, 이제 돌아오는 게 놀란 표정 뿐이야.
가족들은 다 네가 떠나고 없다는 듯이 말해. 그러니 이제 사진도 영상도 지우라고.
그럴 리가 없는데, 내가 오늘 낮에 너의 목소리도 똑똑히 들었는데.
여기에 있는데, 왜 다들 없다고 말하고, 왜 슬픈 표정을 지어?
어딜 가든 네가 자꾸 보여.
침대 밑에서 올라와 내게 다가오는 모습이 보여.
이제 붕대도 없고 저렇게 멀쩡한데, 밥그릇은 왜 전부 치운 건지, 네 화장실은 왜 사라졌는지, 나는 이해하지 못했어.
나는 자꾸 보이다 사라지는 널 보고 계속 울었는데,
왜 내가 우는지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어.
어른들은 그렇게 살길 바라는 것도 결국 네 욕심이라고, 그 애는 너무 힘들었으니 보내주는 게 맞다고 했는데,
그런 말을 하는 어른들의 눈에서도 눈물이 떨어지고 있었어.
우린 받아들인 것 같으면서도 받아들이지 못했어.
있잖아,
앞으로 내가 몇 번이나 더 이별을 겪어야 할까?
내 강아지, 내 가족, 내 친구까지,
전부 사라지고 나서야 난 담담해지는 걸까?
그래야 담담해지는 거라면, 난 평생 담담해지지 않고 살고 싶은데.
그래도 돌아와달라는 말은 안 하고 싶어.
이곳에서 네가 얼마나 괴로웠는지, 이제는 아니까.
다시 태어나는 일 없이, 거기서 쭉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어.
사실 행복하게 살 용기도 없고, 지금은 계속 가라앉고만 싶어. 이제 그만 살고 싶어.
앞으로 내가 겪을 이별이 너무 무서워서 그래.
두 번 다시는 다시 겪고 싶지 않아서 그래.
그래도 바닥에 닿으면 난 다시 떠오르지 않을까...
이대로 찾아가서 할 말이 "네가 너무 보고싶어서 나도 따라왔어!" 밖에 없다면, 그건 너무 슬프잖아.
따뜻하고 포근하게, 사랑하면서 살다가 온 이야기를 해야 너도 행복하지 않겠어?
그런데 너무 보고 싶다.
그래도 넌 내 생각하지 말고 편하게 쉬다가,
나중에, 아주 나중에 꿈속으로 한 번 놀러와 줬으면 좋겠어. 네가 오고 싶을 때.
나는...
그냥 행복하게 살고, 계속 살고, 살다가
널 보게 되는 날 꼭 네 이름을 부를게.
나 못 알아봐도 괜찮아.
내가 찾을게.